鵲巢日記 15年 05月 28日
맑았다.
욕심을 내면 몸이 상한다. 읽어야 할 책이 많지만, 몸만 자꾸 허해지는 것 같다. 박영규 선생께서 쓰신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각 왕조의 실록을 다시 읽겠다고 마음먹고 잡은 일이다. 무려 한 달 가까이 지났건만 고구려 백제를 거쳐 신라왕조에 다가섰다. 마음은 하루 한 권이지만 여러 가지 일로 한 왕조의 어느 왕의 치세만 들여다보는 것도 하루가 걸린다. 하지만 읽을수록 시대상을 보니 지금 시대와 구별이 되고 시대만 바뀌었지 무엇이 바뀌었나, 할 정도로 너무나 똑같은 인간사다.
세무서에 다녀왔다. 소득세 신고에 관한 일로 그간 모은 자료를 챙겨서 맡겼다. 그러니까 인건비와 이자와 각종 세금과 같은 것인데 담당 세무 여직원에게 드리며 물었다. 소득세 공제에 대해서 또 무엇이 있을까 하며 물었다. 나는 여러 가지 세금을 들었지만, 여직원은 그것이 그렇게 많이 차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제일 많이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니 지금 챙겨온 인건비만 보아도 되지 않겠느냐며 말하는데 자세한 것은 산정해보고 전화하겠다고 했다.
세무서에서 나와 여기서 가까운 정비공장에 들렀다. 전에 아내가 이곳 정비공장 사장이 처남 친구라고 했다. 봉고 스타렉스 앞범퍼 견적을 보았다. 약 40여만 원이 들 거라고 했다. 나는 범퍼를 주문하시라고 했다. 이 차량은 영업용이라 늘 타고 다녀야 해서 준비되면 전화 달라고 했다. 정비하는데 시간은 약 4시간가량 소요된다고 했다. 가려달라고 했다.
장 사장께서 전화가 왔다. 불로동에는 언제 올 거냐고 했는데 내일 가겠다고 했다. 장 사장은 불로동에서 집 한 채 주문받아서 짓고 있다. 소득세 관해 나에게 묻는다. 작년 매출이 없으면 소득세 내지 않는 것 아니냐며 했다. 그래서 매출이 없는데 무슨 소득세가 있겠느냐고 했다. 실은 장 사장은 어떤 공사를 맡아 일하면 금액단위가 높아 몇억은 여사다. 커피는 한 해 팔아도 한 점포당 1억 넘기기가 힘들다. 하지만 건축은 자료가 없으니 세금 또한 피한다. 여러모로 불합당한 일이 아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본점에서는 저녁 늦도록 커피 교육을 했다. 오 선생께서 수고했다. 월말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다. 본점과 사동 조감도 매출이 급감했다. 성수기 접어들었지만 지난 겨울철만치 어렵기만 하다. 사는 것이 왜 이리 힘이 드는지 눈물 날 지경이다.
제주도에서 택배가 왔다. 선생님께서 이번에도 고사리를 꺾어 정성껏 상자에 담아 올려주셨다. 고사리 주실 때쯤이면 집안에 제사가 가까이 있다. 제사 때마다 선생님께서 주신 고사리를 정성껏 올렸다. 정말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감사하게 잘 받았음을 선생님께 문자로 인사 올렸다.
단지 22
투박한뚝배기에뼛골만가득담은해장국이다.나는그뜨거운뼛골하나씩건져살을발기며물렁물렁한고기를먹는다.하얀뼈만골라담은뒤주그릇과빈뚝배기만남았다.우리는최소한야만인은아니지만불과몇년전만해도아니바로전에도그와같은습성이있었을지도모른다.더거슬러오르면말할게무어라!토기를만든신석기는지나는계절처럼뼛골본다.울창한숲을거닐며무리를이끌던돼지족처럼두려운눈빛같으나한세대는다음세대에묻히고만다.어느새아무것도없는봉분처럼하늘본다.나는새며바람따라흔드는이파리며그어느것도담지못할것도없다.단지,뒤주그릇처럼빈뚝배기처럼가야할길을걷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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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