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야근입니다.
저는 삼일에 하루 야근을 합니다.
야근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기에 라고 묻습니다.
저는 교도관이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저의 깡마르고 나약해 보이는 외모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반응들을 보내 옵니다.
그러나 정작 저는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저에게 얼마나 딱 맞는 직업인 지 잘 알고 있습니다.
십 년을 넘게 근무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을 다루는 일에서는 부족함이 많고, 매번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마음 다스리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갖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담안은 어둡고 추운 곳이라는 암울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저 또한 교도관이 되기 전에는 그 안이 춥고 우울하며 습한 곳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첫 발령을 받아 찾아간 그 곳은 의외로 너무나 활기가 있었고 사람들의 웃음이 있었습니다.
어찌 그들에게 아픔이 없을까요!
아픔과 고통이 있지만 그 내밀한 슬픔 속에 그 시간을 인내하는 힘이 있고, 사람들과 더불어 인생을 나눌 줄 아는 웃음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저에게 정겨운 이웃으로 다가왔고, 담안에서 제가 보내는 시간 만큼이나 그들에게 가지는 정도 깊어만 갑니다.
야근을 하는 날이면 하루 스물 네 시간을 담안에서 보냅니다.
하늘마저도 온전하게 볼 수 없을 만큼 곳곳이 쇠창살로 둘러쳐져 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웃음과 희망이 있기에 답답하지만은 않습니다.
밤새 근무를 하고 피곤에 지쳐 있을 때 그들이 '피곤하시죠?' 라며 보내오는 그 관심이 고맙고, 그런 맘들이 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을 가지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담안 그 곳에 저의 소중한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잠시 스쳐 지나는 사람일지라도 그 곳이 담안이기에, 제가 그들에게 보여주는 웃음이 더 크게 그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압니다.
내일은 야근.............
흘러가는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더욱 더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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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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