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구조사건
요즘은 매일 동생하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
뭐 그런다고 빠지지는 않겠지만 ㅡㅡ;;;; 밥을 먹고 개망초라는 허접시 하나 올리고 컴을 끄고 동생과 어김없이 늘 가던 길로 산책을 갔습니다.
어느 정도 걸으면 밭이 보이는 길로 접어드는데 그 중 왼쪽에 옥수수가 심어진 곳에 시선을 돌려 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한쪽 밭에 까치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생과 나를 보자 까치들은 훌훌 날아가더군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길을 걷는데 자세히 보니 까치 한 마리가 동료들과 날아가지 못하고 신음을 토하며 비명을 질러대었습니다.
그래서 더 자세히 보니 까치의 두 다리를 쥐덫이 꽈악 물고 놓아주지않고 있었기에 날아가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통스러워 하는 까치가 너무 안쓰러워 그냥 두고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죠.까치는 나를 보자 쥐덫에 잡혀 피가 샘솟는 것도 잊은 채 나를 피해서 도망가기 위해 날개를 퍼덕였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까치의 두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땅에 점점히 혈화를 남겼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손이 멈칫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을더 지체하면 까치의 생명이 위험할까봐 쥐덫에 손을 가져갔습니다.
잔뜩 경계의 빛을띄운 까치는 제 손을 부리로 쪼았습니다. 따끔 따끔 손이 아파 다시 손을 빼고 말았으나 그 걸 무서워하면 까치를 구하지 못할까봐 이를 물고 다시 손을 가져갔습니다.
대체 이 쥐덫을 어떻게 여는지 알아야 말이지요. 난감한 상황에 힘으로 벌리려 하면 할수록 까치는 고통에 찬 비명과 부리고 힘껏 쪼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동생보고 장갑과 덫을 벌릴 수 있는 것을 가져오라고 시켜 놓고는 동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동생이 달려가고 숨을 힘겨이 쉬는 까치의 머리를 손으로 조심스레 만졌습니다.
까치는 잔뜩 경계의 빛을 내보이면서도 제 손을 피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지처있었나봅니다.
그 맑은 까만 눈과 바짝 말라 벌려진 입에서 토해지는 숨결이 급기야 저를 울렸습니다. 눈물을 닦으려 손을 보니 까치가 흘린 피로 피 범벅이 되어 있더군요.안경에 뚝 뚝 떨어지는 눈물로 까치에게 미한하다 말했습니다.
조금만 참아 내가 구해줄게 이렇게 말해주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혹여 동생이 오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지금 있는이 거리와 집에 거리는 상당히 먼 거리였습니다. 까치는 다시 발버둥 쳤습니다. 움직이지마라고 해도 제 말을 알아들으리 없겠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피는 자꾸 흐르는데 이렇게 손놓고 보고 있을 수는 없어 정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쥐덫을 벌렸습니다. 그래도 쥐덫은 아주 조그마한 틈새만 만들어 주더라구요. 그래도 까치의 다리가 빠져 나올 수 있는 공간은 되었는지 까치의 한발이 빠져 나왔습니다. 그래 조그만 더 힘을 내자 까치야 너도 힘을 내라 하면서 마지막 힘까지 짜내어 마지막 한 발마저 까치가 무사히 빼내었을 때는 정말 기분이 무어라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까치는 발이 빠지자마자 하늘위로 두 날개를 피고 날았습니다. 다리를 치료 해주어야 하는데 저렇게 보내면 안 되는데.. 이미 까치는 멀리 멀리 날아갔습니다. 멍하니 까치가 날아간 곳을 바라보며 피범벅이 되어있는 손을보고 있을 때 저 멀리 동생이 장갑과 연장을 가져오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책은 결국포기하고 동생과 뒤 돌아 왔습니다. 아까전의 상황인데 머리에 생생합니다. 그 까치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다시는 그런 곳에 걸리지 말기를 바라며......,
그런데 정말 의문인 것은 옥수수 한 두 세 개 심어놓고 쥐덫을 갔다 놓아 생명을 해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의문을 가져야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심이 정말 그렇게 야박해져 버린 것이라면 참 슬픈 일입니다. 옛날에는 까치밥도 남겨두고는 했던 그 시절은 대체 어디로 가고 물론 까치가 농산물에 막대한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지만 그거에 대처 할 방법이 개발된 것으로 아는데 생명을 해치면서 대체 얼마나 먹을라고 하는지 의문이 든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다시 한번 까치가 무사하기를 기원해보며 광용은 물러갑니다.(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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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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