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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 농부(작성일 : 2008-01-17 10:25:50, 조회 : 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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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크엔드] 깊어가는 겨울밤, 별 하나의 추억을…       [게시물 소스보기]





[위크엔드] 깊어가는 겨울밤, 별 하나의 추억을…

'별 볼일 있는' 수도권 천문대
양평·가평 등 밤새워 감상 가능 · 낮에 관찰할 수 있는 천문대도
천체투영실에서 우주여행… 우주선 조종도 체험하세요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고 있다.'교과서에 나오는 알퐁스도데의 단편소설 '별'은 사춘기를 겪는 소년·소녀들에게 '별=로맨스'라는 등식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까까머리 중학생부터 뱃살로 고민하는 아줌마까지 별을 가슴에 품고 산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다. 요즘 별을 찾기란 그야말로 '별 따기'다. 봄엔 황사, 여름엔 장마가 괴롭힌다. 경기도 양평 국제천문대 유주상(31) 사장은 "지난해 6~8월 석 달 동안 제대로 별을 볼 수 있었던 날이 단 5일에 불과할 정도"라며 "국내에서 별을 보기 가장 좋은 때가 겨울"이라고 말했다. 올 겨울 별의 낭만을 되살려보자. 굳이 강원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수도권에도 별 볼 일 있는 천문대들이 많다.

◆밤새워 별을 보다=대부분의 천문대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관찰 시간도 2~3시간에 불과하다. 양평 국제천문대는 '연인 전문 천문대'다. 유주상 사장은 "연인끼리 별을 보다 보면 2시간은 금방 가거든요. 항상 아쉬움이 남죠. 그래서 저희는 보고 싶은 만큼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해줘요"라고 말했다. 밤을 새우는 연인들과의 체력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총 직원 8명 중 6명이 20대다. 연인들에게는 아마추어용부터 전문가용까지 다양한 망원경을 빌려 주고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리 예약을 해놓으면 맑은 날 예약자에게 오라는 전화를 준다.

가평의 코스모피아 천문대는 가족이나 연인을 중심으로 1박2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천문대의 장점은 '자는 사람 깨우기'다. 초저녁에는 구름이 껴 별을 관찰하지 못하더라도, 새벽에는 날이 맑아 별을 보기 좋을 때가 있다. 이때 방문객용 숙소(4인실 8개, 6인실 9개, 15인실 1개)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 별을 보도록 만든다.

▲ 중미산천문대 위로 별이 흐른다. 국내에서 별을 볼 수있는 날은 1년에 100일 남짓하다. 올 겨울 별을 찾아 천문대로 가 보자. /경기관광공사 제공

◆서울에서 별 보기=대도시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 하늘을 가득 채운 은하수를 보기는 쉽지 않지만, 계절의 대표 별자리는 충분히 관찰된다. 서울시립 광진청소년수련관 천문대는 금·토요일에는 예약을 받아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일반인에게 문을 연다. 달을 구석구석 관찰하고, 요즘에는 화성과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등을 볼 수 있다. 이 천문대의 이미선씨는 "연인들이 오면 별자리 관찰뿐 아니라 천체투영실에서 우주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돔형 스크린을 통해 투영되는 우주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천문대 측에서는 아예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성(性)문화체험관'과 연계한 데이트 코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군포 대야도서관 꼭대기에는 누리천문대가 있다. 이 천문대 강봉석씨는 "도심 속에 천문대가 있어, 예약만하면 숙박 걱정 없이 천체 관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산에 있는 어린이천문대도 매주 토요일 예약을 받아 일반인들에게 천체 관측의 기회를 준다.

▲ 안성천문대에서 학생들이 별을 관찰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낮에도 볼 수 있는 별=작년 7월 양주에서 개관한 송암천문대는 사설 천문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최신 설비를 갖춰 언제 가든 별을 볼 수 있다. 낮에도 망원경으로 보면 직녀성·베가 등 4~5개의 별들이 다이아몬드가 조명 빛에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태양의 흑점을 관찰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 천문대는 천체투영실뿐 아니라 우주선 조종 체험관까지 다양한 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다. 밤 하늘은 과거와 미래를 함께 품고 있다. 안성천문대 김영진 교육대장은 "요즘 밤 9시 이전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페가수스·안드로메다 별자리가 보이고, 밤 10시 이후에는 봄철을 대표하는 사자 자리와 바다뱀 자리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의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이 겨울을 그대로 보내지 말자. 황사가 오기 전에 청춘이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해 봄 직하다.

출처 : 조선일보 2008.01.11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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