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옵니다
손뼉은 고사하고 메아리 없는 내 사랑에게 또 연서를 씁니다
님이야 보건 말건, 님이야 나를 외면하건 말건 소중한 내 몸과 나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손가락 끝을 통하여 타이핑 해 봅니다
산 위에 올라 고함이라도 질렀다면 메아린 대답을 하지만
인정머리 손톱 끝 만큼도 없는 님은 야속하기 그지없지만
그것 역시 내 팔자이거니 하고 이렇게 시간을 먹어치워 봅니다
참 많이도 생각해 보았지만 실날 같은 희망하나 붙잡고 아무런 추억도
없는 사랑을 엮어가려 무던 애를 써보아도 되돌아 오는 것은 메아리도
아닌 외면 뿐 ,어쩌면 그렇게도 모질까?
누가 손바닥 마주쳐 소리나길 기대했나! 정말이지 살다가 살다가 인정머리
그만큼 없는 사람도 처음이려니 해보지만 어쩝니까 내 팔자인 것을...
누가 눈치라도 챘나? 누구에게 알리기나 했나, 한번정도 메아리되어 돌아 올줄 알았지만
허공으로 도망가는 슬픈 내사랑, 그래도 사랑할 겁니다, 오기가 있고 자존심도
있지요, 에서 멈출수야 있겠습니까? 그렇게 물러빠진 님의 애인은 아니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대는 인정머리 하나 없는 야멸찬 조선의 아낙! 그 대표적인
유교적 산물, 저는 그것을 무척이나 안타까와 합니다,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없는, 그 올가미
속에서 허우적대는 이땅의 슬픈 맹꽁이, 아직도 그대에게 요구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지레 방어막을 겹겹이 둘러 싸버리는 마음에 장애를 어찌 그냥 지나쳐
갈 수가 있겠습니까,
님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님에게 또 외쳐 봅니다, 깊은 산 골짜기에서 그대에게 전합니다
메아리가 없어도 들려오는 것 아무것도 없어도 전 이 밤 이 백지를 채워야
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 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없는
사랑을 엮어가려고 , 그래서 백지위에 그대향한 사랑을 가득 채웠노라고...
사랑하는 님
좋은 밤이소서, 님 사랑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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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