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여고시절......
고3이면 오직 책과의 씨름 아닌 전쟁을 해야할 때
난 공부가 하기싫어 .....아니...할 수가 없었던게 옳은 표현인것 같다
그 당시 내겐 대학진학이란 꿈을 꿀 수 없을 만큼
고등학교를 다니는것도 사치였던 가정형편으로
졸업 후 빨리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할 상황이었지
그런 내적갈등으로 원래 말이 없던 난 하루가 멀다하고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학교 옥상에 올라
별을 세어보다 눈물이 나면 목청껏 노래도 부르다....
그래도 힘들면 낙서나 만화를 그려 몇권의 공책으로 엮어
학급에 돌려보는게 유일한 소일거리였지......
그런 지옥같은 3학년을 마무리 할 즈음.....
학력고사를 치르고 자유 아닌 자유를 누리는 내게
학년 톱을 하며 책을 좋아하고 글쓰는 재주를 가진 범생이를 알게되었어
먼 거리임에도 하루도 거르지않고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말하지 않아도....보지 않아도....서로의 맘을 읽어내리는 우리는
항상 곁에서 숨쉬는 서로의 분신이 되었고
나 보다 더 어려운 가정형평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밝고 긍정적인...더더군다나 원대한 꿈을 꾸고있는
그 친구를 통해 내 인생은 전환점이 있었어
아마도 지금의 내가 있을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지 않았나 싶어...
남녀사이에 친구란 존재를 거부하고 싶었던 그와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자던 나의 팽팽한 대립이
드라마틱한 많은 사연을 남기고 7년 정도를 지냈나보다......
그 긴 시간동안 우린 딱 세번 얼굴을 볼 수 있었어
그의 대학1학년 봄 축제기간에 편지 주소만 가지고 하루 온종일 찾아헤멨다지...
3년 후 엄마의 병문안 차....
그리고.....당시 약혼한 지금의 짝꿍과 3주 차이로 같은 부대에 배치 받아 근무하며.....
여전히 수줍은 복숭아 빛 얼굴로.......
그가 내게 처음 만난 날 안겨준 선물이
나를 알면서 써내려간 두툼한 습작글 모음집과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라는 책....
서로에게 길들여짐이 무엇인지 깨닫게했던.....
오늘 아침 책장 정리를 하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어린왕자가
나를 20여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어
덕분에 너무 기쁘고 설레이는 아침을 열었지
바보야!
이 친구가 바로 너란거 아니^^*
지금도 가끔씩 짝꿍이랑 네 이야길 한단다
좋은 친구라고 부러워하면서 쬐끔은 질투도 하지^^
한번만 더 만났어도 결혼하지 않았을까....하며 짝꿍을 바라보면
슬그머니 눈 흘리기는 남편이 왜그리 귀여운지..ㅎㅎ
잘 사는거지?
너무 행복해하면 입 더 커진다^^
나만큼만 행복해,,,ㅋㅋㅋ
보고싶구나
귀여운 아이들과 사랑스런 짝꿍 데리고 바다구경 오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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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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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