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안고서/별 아기
봄이오면
산골짝을 감돌던
살얼음의 시냇물이 사르르 풀리는 날
허리춤에
둘러 메운 책 보따리를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내 던지고
호미 한자루 들고서 친구들을 부른다
동무들아~
나물캐러 가자~~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동네 종각으로 모인 친구들
나란히
어깨 동무 하고
손장난 발장단에 흥겨워
노래 부르며 넓은 벌판으로 달려나간다
파란 넓은 들녘은
우리들의 놀이터요
풍성한 먹을 거리가 있는 시장 이다
친구들 모두 신이 나서
달래며 쑥이랑 냉이 소쿠리에
꼭꼭 눌러 한가득 캐어가지고
저마다 머리에 이고 온다
그러면
그날 동네의 저녘 밥상은
모두가 똑같은 반찬들.
달래무침,
냉잇국 쑥 보물이 떡
내가
캐어와서 그런지
그날 밥상을 받은 나는
가슴이 뿌듯하고
나도 무엇인가 부모님께
효도했다는 자신감에
나를 한없이 행복하게 하였다
힘들다
힘들다 하는 세상 속에서
어렵고
고달픈 인생길을
한번씩 돌아볼 수 있다면..
때론
삶에 지쳐 주져 앉아 있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순수한 마음의 고향이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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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