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 비밀일기장

♨ 태그연습장 ♨ 맞춤법검사 ♨ 표준어규정 ♨ 통합사전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로그인

이름

은빛하늘	(작성일 : 2003-11-29 01:30:20, 조회 : 3638)

제목

오늘은 하늘이 우네요....

11월인데... 하늘은 아직도 여름인줄 알고 있나부다....
오늘은 낮부터 주룩 주룩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는걸 보면 참 기분이 좋아 지는데.... 오늘은 왠지 쓸쓸하게만 느껴지네...
벌써 1년.... 시간도 참 빠르네... 너와 나 .....
난 여기에 있는데....아직 여기에 남아 있는데..... 넌 왜 자꾸 멀어지는 건지....
삶이란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건지....
인생이란 무엇이지?

white hand
수정 삭제

자연이 옷을 갈아입는 계절, 아.! 여행 가고 싶어진다.
나는 이런 날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둔 소나무 장작과 불판을 차에 싣고 슈퍼에서 맥주와 오리고기를 사서 강원도로 떠난다.
고속도로를 타고 맥주를 마시며 알딸딸한 기분으로 드라이브하는 이 느낌...내 입에서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참 푸르르다.
문득, 나는 내 노래를 저 나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창문을 모두 열고 맨 끝차선에서 80km로 달리며 숲의 모든 나무들이 내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노래불렀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허구많은데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니나노~~~~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내 노래에 감동한 나무들은 어느세 뿌연 피톤치드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태평가를 부르며 가사를 음미해 보니 내 처지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짜증나는 일도 별로 없고, 속상한 일도별로 없는데 한달에 2-3번 정도 여행하며 놀러다니니 내 인생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구나...

그렇게 춘천을 지나 속초쪽으로 가는데 무슨 강이 흐르고 있다.
나는 차를 멈추고 강가 모래에 구덩이를 파고 소나무 장작을 지폈다.
소나무가 탈 때 그 특유의 향이 좋아서 일부러 소나무로만 장작을 준비했는데 역시 타는 냄새가 죽인다.
불 위에 철판을 깔고 오리고기를 굽는데 오리고기는 집에서 후라이판으로 해 먹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맛있었다.
강물 소리를 들으며 좋은 안주에 맥주를 마시니 취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이제 점심도 두둑이 먹었겠다 이제는 바다를 보러 갈 차례다.

나는 지퍼를 열고 잔불을 정리한 후 나로 인해 발생된 쓰래기들을 다시 차에 실었다.
내설악을 지나

200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