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브라이트만의 영상음악을 들으며
봄날 들녘의 바람을 부르는 눈짓이었나
지중해 해안의 파도를 일으키는 손짓이었나
통통한 두 볼, 깜짝거리는 푸른 눈동자
곱슬머리 금발, 도툼한 입술 사라 브라이트만
밤의 음악당에 매혹적인 목소리 울려퍼지네
시나브로 철 드는 수풀과 환호하는 관중속으로
무겁게 열며 울리는 파이프오르간의 문 너머
적도의 강을 밤을 도와 타고 넘어온 듯
아프리카 밀림지대의 타악기연주 들려오면
서늘한 밤의 대기를 가르듯 울려 퍼져나가는
제3 하늘에서 너울너울 내리는 요정의 목소리
아침 샘가에서 길어온 차고 맑은 샘물을
열기에 들뜬 관중의 머리 위에 부어주고
정오의 하늘이 조각조각 난 푸른 장미를
그들의 가슴을 밟고 지나듯이 던져주네
언제 어느 곳에나 되풀이 되는 바람의 고백에
고대의 지혜로 다시 눈을 뜨는 어린 눈동자들
초라한 시장 뒷골목에 사는 연인들 조차
장미의 꽃잎 수면위에 눕는 환상에 빠져드네
절정의 기슭을 향하여 기어오르던 뗏배들
황홀한 떨림, 사치스런 행복에 겨운 몸짓들
부풀어날대로 부풀어난 밤 푸른 하늘
터질 것같던 여인의 젖가슴 충분히 수유하고
칭얼거리던 갓난아기 마침내 잠재우고 나면
금빛 머리카락을 반짝거리는 휴식의 장미
허무의 장막 쪽으로 물러나는 마지막 인사로
두 팔을 뒤로 끌듯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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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