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 미나리 세상! 명품 미나리 산지
향긋한 봄의 맛! 청도 미나리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으로 봄을 알리는 미나리.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찾아주는 미나리는 4월, 더할 나위 없는 보양식이 다. 미나리를 찾아 경북 청도로 떠났다. 봄의 정기를 담고 자란 미나리.
돌돌 말아 한 입에 넣으면 상큼함에 머리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 건강 지켜주는 봄 향채
드디어 미나리의 계절, 봄이다. 독특한 풍미로 사랑받는 미나리는 상큼한 봄의 정기를 전해주는 고마운 채소. 햇볕 잘 들고 물기 촉촉한 땅이라면 논이나 습지 어디서든 불쑥 솟아오른 미나리를 만날 수 있다. 미나리는 논미나리와 돌미나리로 나뉜다. 논미나리는 주로 습한 논에서 수확하는데, 우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은 대부분 논미나리의 개량종. 줄기가 길고 마디가 굵어 각종 탕의 고명으로 많이 쓰인다. 반면 돌미나리는 재래종으로서 계곡이나 습한 곳에서 자라는데, 요즘은 밭에서 자란 미나리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길이가 짧고 맛도 질긴 편이지만 향이 강해 무침이나 생으로 즐긴다.  제철 미나리로 기력을 보한다
매년 11월이면 전주, 기장 등 따뜻한 지방에서 미나리 수확이 시작된다. 겨우내 차가운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자란 미나리는 줄기가 연하고 향이 진해 별미. 2, 3월이면 청도, 인천 등에도 제철 미나리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 수확된다.
‘산에는 도토리, 들에는 녹두, 논에는 미나리, 바다에는 문어’라는 옛말이 있다. 도토리묵과 녹청포, 미나리가 들어간 해물탕, 문어무침이 빠진 잔치음식을 먹으면 속탈이 나고, 같이 먹으면 뒤탈이 없다는 뜻. 이렇듯 미나리는 맛뿐 아니라 약용 효과도 높다. 동의보감에는 ‘미나리는 갈증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며, 술 마신 후 주독을 제거할 뿐 아니라 대장과 소장을 원활하게 해주는 등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고 적혀 있다. ‘미나리 반찬은 개 반찬’이라고 했을 정도로 지천에 널려 천대받았던 미나리는 오늘날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생으로 먹으면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벽을 자극해 변비에 효과적이고, 이뇨작용도 뛰어나 부기를 빼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기관지와 폐를 보호해줘 황사철에는 돼지고기와 함께 사랑받는 식재료 중 하나다. 독특한 향과 달짝지근한 맛으로 사랑받는 미나리. 예로부터 국이나 탕에 풍미를 더해주는 부재료로 많이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봄 미나리는 뭐니 뭐니 해도 생으로 즐겨야 제 맛. 생미나리를 된장에 찍어 먹으면 온몸 가득 상큼한 향이 재충전된다. 1 뿌리 단면을 봤을 때 속이 비어 있지 않아야 명품 미나리의 자격을 갖춘다.
2 빼곡히 하늘을 향해 뻗은 미나리. 긴 줄기에 자그만 잎이 촘촘히 달려 어여쁘다.
3 수확한 미나리는 흐르는 지하 암반수로 여러 차례 씻은 뒤 판매된다. 명품 미나리 산지, 청도 고속도로를 쉼 없이 4시간 동안 달려 도착한 청도. 꽃샘추위가 서울을 강타한 주말에도 청도의 햇빛은 마음씨 좋은 아줌마처럼 푸근하다. 경상북도의 최남단 청도군의 봄은 늘 활기차고 흥겹다. 이른 계절에도 이 고장은 벌써 약동하는 봄의 열기로 분주하다. 긴 터널처럼 동네 곳곳에 즐비한 비닐하우스. 봄볕 샤워라도 시켜주는 듯 비닐을 걷어낸 틈새로 연둣빛 세상이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길쭉길쭉 뻗어가는 초록 생명체, 바로 미나리다. 전국 최고의 미나리 산지, 명품 미나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청도의 봄이다. 청정지역에서 길러낸 청도 한재 미나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품질로 사랑받고 있다. 지하 암반수로 키워낸 청정 미나리, 고장의 힘
연하고 맛좋은 미나리의 품질을 결정하는 조건은 3가지. 물, 기온, 토질이다. 특히 물 좋아하는 미나리의 생태를 감안하면, 무엇보다 물이 깨끗해야 명품 미나리가 탄생하는 게 당연하다. 청도 미나리는 화악산 중턱 100~150m에서 끌어올린 지하 암반수로 재배한다. 사람이 먹는 물보다 더 좋은 물을 듬뿍 먹고 자라니 맛과 품질이 훌륭하지 않을 수 없다. 타 지역의 미나리와 청도 미나리가 차별화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토질. 미나리는 보통 물속에서 자라고 수확되기 때문에 물이 썩으면서 거머리가 생기는 일도 허다하다. 뛰어난 맛과 효능에도 불구하고 생으로 먹는 걸 꺼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물질 때문. 하지만 청도 미나리는 밤에만 물을 먹고 자란다. 매일 저녁 지하 암반수를 듬뿍 뿌려 흙을 촉촉히 만들지만, 낮에는 물이 쫙 빠져나가 일반 채소처럼 재배한다. 불과 몇 미터만 파도 돌이 나올 정도라는 토질 덕분에 배수가 뛰어나다. 덕분에 새벽 일찍 수확하는 청도 미나리는 일반 미나리에 비해 흙도 많이 묻어 있지 않고 미끈한 몸매를 뽐낸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으로 일등의 자존심을 지키다
요즘은 워낙 농업 기술력이 뛰어나 제철 채소라는 말이 무의미할 때가 많다. 여러해살이풀인 미나리 역시 비닐하우스에서 일 년에 5~7번 수확할 정도로 다모작 작목. 하지만 청도 미나리는 일 년 1모작을 원칙으로 한다. 욕심 부리지 않아야 최상의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나리를 수확한 후 다시 자라는 것 중에서 줄기 부분이 굵고 튼튼한 것만 선별해 종자용으로 따로 키운 뒤 8월에 정식한다. 조선시대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명품 미나리였지만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재 주민의 대부분인 120여 농가가 미나리 농사를 짓는데, 농가 전체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을 정도로 최고의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 아무리 명품 산지의 농산물일지라도 크기와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마련이지만 청도에서 재배되는 미나리는 1㎏ 7천 원,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가격경쟁 없는 명품 농산물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젠 전국 곳곳의 농민들이 관광버스를 빌려 미나리 재배법을 배우러 올 정도로 독보적인 파워를 지니게 됐다. 1 미나리를 씻어낸 지하수가 비닐하우스 바깥으로 폭포처럼 쏟아져 시원하다. 2 미나리는 물이 빠져나간 아침 일찍 낫으로 수확한다. 오토바이에 가득 실어 부지런히 작업장으로 나른다.
3 1차 수확한 미나리는 다시 자란다. 그중 굵은 것은 이듬해 농사를 위해 따로 키운다. 4 작업장 앞에는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미나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5 미나리를 한줌씩 쥐고 흐르는 물에 툭툭 내리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하루 종일 쉴새 없이 씻고 담는다.
6 조밀하게 자라는 미나리. 베어낸 미나리는 가지런히 줄을 맞춰 담는다.
 출처 : 여성조선 2009.04.17
진행 이미종 기자 사진 안호성
협조 GS 리테일, 한재미나리작목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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