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을 넘어 남하하던 단풍은 오대산과 정선을 뒤덮고 태백까지 내려왔다. 지금 절정의 단풍을 감상하고 싶다면 태백으로 가야 한다.  꼭 산에 오르지 않아도 좋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며 황홀한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출발점은 영동고속도로 진부 IC. 오대산 자락을 따라 다양한 채도의 단풍이 산하를 뒤덮었다. 본격적인 단풍 드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워밍업 삼아 발왕산에 오른다.  눈 대신 단풍으로 둘러싸인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 정상에 오르는 곤돌라를 탈 수 있다.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교차하며 단풍은 시시각각 그 빛을 달리한다. 단풍 속에 쏙 숨어버린 샬레풍의 리조트가 그림엽서에서나 보던 풍경처럼 예쁘다.
해발 1,450m의 발왕산 정상에 섰다. 거센 바람에 키 작은 구상나무와 매발톱나무, 신갈나무는 벌써 낙엽을 떨어뜨린다. 발왕산과 이어지는 박지산과 가리왕산, 중왕산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햇빛과 뒤섞여 달콤한 캔디 컬러를 내는 단풍 군락에선 금방이라도 단물이 뚝뚝 흐를 것 같다. 붉거나 노랗거나, 붉어지려는 연둣빛이거나 또는 바람과 햇볕에 너무 타버려 검붉거나…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한 그 멋진 광경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후 4시. 가을 오후의 햇빛이 유난히 길다. 붉은 단풍 빛을 좀더 선명하게 보려면 빛이 강한 낮보다는 느지막한 오후가 훨씬 좋다. 용평리조트에서 대관령 옛길을 따라가면 양떼목장에 닿을 수 있다. ‘목신(牧神)의 오후’ 풍경이 바로 그곳에 있다.
노랗게 변한 잎이 흔들거리는 자작나무 숲과 가을빛 뒤덮인 너른 산언덕 그리고 순한 양 떼. 파릇한 봄이나 여름의 목장과는 사뭇 다른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이런 곳에서라면 그 누구와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붉은 석양과 단풍.
이 빼어난 궁합은 양떼목장 입구에 있는, 지금은 폐쇄된 대관령휴게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거대한 풍력발전기 뒤로 내려앉은 햇빛은 가뜩이나 물들어 발개진 주변 산을 미치도록 활활 태워버린다. 여기에 새털처럼 날렵한 구름 한 자락이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 석양의 반대편에 서니 강릉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도시에 하나 둘 불이 켜지면 둥근 달이 떠오르고, 맞은편의 붉은 기운이 조금씩 도시로 내려앉는다.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붉은 감동’은 햇빛이 완전히 사그라진 후에야 끝이 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9km의 비포장도로 역시 멋진 단풍 드라이브 길이다.
행락객을 피해 평일에 발을 들여놓아야 쉬엄쉬엄 단풍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단풍은 아니지만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도 빼놓을 수 없는 산책길이다. 푸른 침엽수림에서 숲속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나무 사이로 퍼져 나오는 햇빛을 온몸 가득 느껴본다.
단풍 트레킹을 하고 싶다면 상원사에서 적멸보궁(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법당)을 거쳐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잡으면 된다. 적멸보궁까지는 1.5km, 다시 비로봉까지는 1.6km. 넉넉하게 세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진부에서 59번 국도를 이용하면 정선과 태백으로 갈 수 있다.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곳은 진부~나전 구간. 바로 오대천과 나란히 달리며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맑고 찬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단풍 구간이 여행객의 마음을 고스란히 사로잡는다.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그 예쁜 빛깔이며 변화무쌍한 산세 그리고 요동치는 2차선 국도. 그리고 그 길 중간에 아우라지가 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시끌벅적한 송천과 동쪽의 조용하고 차분한 골지천이 어우러진 이곳을 아우라지라고 부르더래요. 정선에서는 이 강줄기를 조양강이라 부르고 영월에서는 동강이라 하지요.”
아우라지의 터줏대감 도상태 씨가 말한다. 그는 아우라지강을 오가는 나룻배의 주인이다. 편도에 500원. 한 번 건너는 데 채 1분도 안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운치 있는 나룻배를 타고 아우라지를 건너는 것 자체만도 의미 있는 경험이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강물과 그 강 속으로 뛰어든 단풍 구경을 하기에 1분은 너무도 짧다. 지척에 콘크리트 다리도 있지만 부러 사람들은 나룻배를 고집한다. 금대봉 검룡소의 신비, 추전역 나들이는 덤 억새가 한창인 민둥산을 지나면 태백의 관문인 사북에 도착한다. STAY
단풍 속에 꼭꼭 숨은 최고의 펜션 푸른하늘
 진부면 오대산 자락에 자리한 펜션. 주변 경관과 시설은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시냇물이 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침대에 누워서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내추럴동'과 '갤러리동'에 각각 3개의 방이 있는데, 먼저 지어진 내추럴동에서는 뜨끈한 온돌에 차가워진 몸을 녹일 수 있다. 손님이 오기 하루 전부터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올봄에 새로 지은 갤러리동은 모던한 퓨전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유럽의 교회처럼 생긴 아기자기한 건물과 중국풍 소품과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럭셔리한 실내 인테리어는 안주인이 직접 연구해낸 결과물. 원룸 형태의 '화이트룸'에는 특이하게 화이트 침대와 '문 없는' 욕실이 있어 커플에게 인기 만점. 최대 4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젠룸'은 천장이 높아 시원하고, 2층의 '오리엔탈룸'은 중국 고가구를 소품으로 장식해 센스가 돋보인다. 이곳 토박이인 젊은 주인 내외가 늘 따뜻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이른 아침 펜션 앞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놓치지 말 것. 02-2057-1561(휴펜션) 8만~15만원 진부 IC에서 나와 좌회전해 방아다리약수 방면으로 좌회전
www.huepension.com, www.bluesky700.co.kr
내 집처럼 편안한 펜션 쉴 만한 물가
정선 아우라지 인근에 자리한 한적한 펜션. 지난 9월에 오픈했다. 고요한 밤이면 아우라지에서 시작해 흐르는 조양강 물소리가 마음을 뒤흔든다. 햇빛 잘 드는 비탈진 언덕에 자리해 현관에서 몇 개의 계단을 내려서야 룸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 룸마다 마련된 넓은 다락방이 마련되어 있는데, 침실로 사용할 수도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아늑한 분위기는 마치 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온돌룸도 따로 마련돼 있다. 룸마다 붙여진 이름대로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산소리를 모두 듣고 느낄 수 있는 펜션. 목재 전문가인 주인이 최고 재질의 나무를 사용해 지었고 페인트칠을 하지 않아 새 집임에도 상쾌한 나무 냄새가 솔솔 풍긴다. 아침에는 원두커피와 따끈한 토스트를 대접한다. 항골계곡, 아우라지를 비롯해 정선읍내 등 정선의 주요 관광지와 가까운 것도 장점. 바비큐 데크도 마련돼 있다. 조경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봄쯤엔 더욱 완벽한 모습을 갖출 듯. 02-2057-1561(휴펜션) 8만~10만원 진부에서 정선 방면 59번 국도에서 아우라지 방면으로 좌회전, 나전역 바로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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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동광식당 콧등치기국수
"면발이 파들파들해 쪽 빨면 국수가 콧등을 친다고 해서 콧등치기국수라 이름 붙였더래요." 송계월 할머니가 직접 이름을 붙여 유명해진 콧등치기국수는 정선 5일장이 서면 쉽게 맛볼 수 있다. 원조는 송 할머니가 운영하는 동광식당. '정선식 칼국수'라고 이해하면 쉬운데, 메밀로 만든 넓적한 면발을 걸쭉한 된장 국물에 넣어 끓인 음식이다. 된장 국물에 들깨를 듬뿍 넣고 이 집만의 비법 양념장을 조금 풀어서 먹는다. 맛이 구수하고 국물맛이 깔끔하다. 여기에 송 할머니만의 전매특허인 황기와 칡뿌리, 오갈피 등 한약재를 아낌없이 넣어 삶아낸 족발 한 접시면 단풍 드라이브에 지친 심신의 원기 회복에 OK. 정선은 전국 황기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황기족발 외에도 황기보쌈, 황기백숙 등 황기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Infomation
033-563-0437 ㅣ 08:00~22:00 ㅣ 콧등치기국수 4000원, 황기족발 1만8000원 ㅣ 정선 5일 장터에서 다리 건너 죄회전, 서울반점 식당 골목
싸리골 곤드레나물밥
곤드레나물밥은 구황식물이던 곤드레나물로 지은 밥인데, 곤드레는 '정선아라리'에도 등장하는 산나물. 매년 5~6월에 채취한 곤드레를 잘 말렸다가 쌀과 들기름을 넣어 밥을 지은 다음 직접 담근 된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다. 나물을 넣고 밥을 짓기 때문에 밥 색깔이 푸르스름하고 맛도 쌉쌀한 것이 독특한 풍미를 풍긴다. 구수한 올갱이배추된장국을 곁들여 먹는다.
▒ Infomation
033-562-4554 ㅣ 09:00 ~20:00 ㅣ 곤드레나물밥 4000원 ㅣ 정선읍내 입구 1교다리 건너서 오른편 | |
1일째
오후 오대산 인근에 숙소를 잡고 양떼목장을 둘러본 후 발왕산 곤돌라를 타고 단풍여행을 시작한다. 대관령 옛길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단풍도 놓치지 말 것. 저녁 펜션에서 바비큐로 저녁식사.
2일째
오전 월정사와 상원사 드라이브. 트레킹을 원한다면 상원사에서 비로봉까지 왕복 6km 코스를 추천한다. 점심 정선읍내에서 콧등치기국수로 점심식사. 오후 아우라지 나룻배, 정선 레일바이크 체험. 저녁 곤드레나물밥으로 저녁식사.
3일째
오전 정선 소금강과 몰운대를 둘러보고 부지런히 태백까지 이동. 오후 금대봉 검룡소와 추전역 나들이로 단풍여행을 마무리한다.
F-details
오대산은 영동고속도로 진부 IC에서 빠져나오면 지척이다. 먼저 용평리조트 곤돌라와 옛 대관령길 양떼목장을 찾아본다. 진부에서 6번 국도를 타고 정선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59번 국도와 연결되고 길은 정선을 거쳐 38번 국도로 연결되며 그 길을 따라 태백에 닿을 수 있다. | |
발아래 단풍 천지, 발왕산 곤돌라 곤돌라
 왕복 티켓과 차 한 잔이 포함된 세트권을 구매하면 발왕산 정상의 '드레곤 피크'에서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배용준과 최지우의 '눈보라치는 리조트 벽난로 장면'을 연출해볼 수 있다. 정상에는 전망 데크를 비롯해 철 따라 피고 지는 허브가든과 고산식물가든 등이 마련돼 있다.
▒ Infomation
033-335-5757 09:00~16:30 왕복권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세트권 (어른) 1만3000원 용평리조트 내 www.yongpyong.co.kr
낭만의 가을, 양떼목장
해발 1000m 고지 초원에 200여 마리의 순한 양 떼가 풀을 뜯는 목장. 이국의 풍경처럼 한적해 데이트에 더없이 좋은 낭만 스폿.
▒ Infomation
033-335-1966 09:00~17:00 1인당 2500원 옛 대관령길 대관령휴게소 건너편
철로자전거 타고 단풍 구경, 정선 레일바이크
폐선 위에서 즐기는 철로자전거 여행. 기존 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총 7.2km 구간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오장폭포와 노추산, 아우라지 등을 둘러보며 정선의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구절리역에는 여치 모양의 색다른 카페가 마련돼 있다. 최근 정선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평일에도 9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인기 스폿. 주말에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편도로 50분 정도 소요되며, 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 Infomation
033-563-8787 09:00, 11:00, 13:00, 15:00, 17:00 (11월부터는 15:00까지) 2인승 1만5000원, 4인승 2만원 www.ktx21.com
테마파크에서 잠시 쉬어 가기, 강원랜드 호텔&카지노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와 477실의 특급 호텔, 테마파크가 있다. 테마파크 내에는 4D 입체 시네마, 가상체험 탑승물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들러볼 만하다. 영화관도 갖추었으며, 현재 스키장도 건설하는 중이다.
▒ Infomation
1588-7789 www.kangwonland.com
시인이 돼볼까, 소금강&몰운대
화표주를 지나 몰운대 가기 전까지 수십 미터의 기암절벽과 숲이 펼쳐져 금강산을 방불케 하는 장관을 간직한, 소금강에서도 멋진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화암8경 중 하나인 몰운대는 주차장에서 작은 오솔길을 지나 250m 정도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다. 커다란 암석이 층층이 형성된 이곳은 널따란 반석이 있으며 몰운리와 하천변 계곡의 아름다움을 관망할 수 있어 예로부터 많은 문인이 즐겨 찾던 곳. 정선에서 태백 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동면 방면 421번 지방도로 빠지면 된다. | | |
여행지안내 (운영자 : 약초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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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여행 올 가이드 대관령에서 태백까지 단풍 드라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