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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은 남부 지방에 있으면서도 서해의 습한 대기가 몰려와 많은 눈을 뿌린다. 초겨울 향적봉을 넘나드는 구름은 상고대를 만들고, 첫눈이 내린 이후로는 주목과 구상나무에 눈꽃이 만발한다. 볕을 받은 눈꽃이 녹다가 새벽에 다시 얼어붙으면 빙화가 된다.
 향적봉 상고대는 구천동에 내려앉은 선녀처럼 오래 머물지 않았다. 유난히 포근한 올 겨울, 덕유산 상고대는 귀했다.
눈꽃을 좇아 무작정 덕유산을 찾은 12월의 둘째 주말, 기대하지 않은 상고대가 향적봉 서편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산에 오르기 한나절 전까지만 해도 '정상에 상고대는 없다'는 소식을 접했기에, 그 기쁨은 마치 선녀를 만난 듯했다.
설천봉으로 자리를 옮겨 정상을 올려다보니, 순광(順光)을 받아 반짝이는 상고대는 봄볕에 하늘거리는 주름치마처럼 푸른 하늘을 치고 올라갈
것만 같다.
아직 함박눈이 내리지 않아, 사위는 황토색 육산이다. 그러나 순백의 상고대는 메마른 대지를 하얗게 적셔놓았다. 초겨울 덕유산의 상징이다.
향적봉대피소 박봉진 구조대장은 이것을 '꽃이 붙는다'고 표현한다. "눈이 오지 않더라도 날이 차고 습할 때, 그러니까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향적봉 정상을 타고 넘을 때 나뭇가지에 서리가 내리는 것이죠."
처음엔 평지의 서리처럼 나뭇가지를 감싸 안는 정도지만, 차츰차츰 세를 불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날을 세우게 된다. 흔히 '서리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름에 갇혀 시야가 어두울 때는 전혀 낌새를 채지 못하다가, 볕이 나면서 갑자기 드러나는 상고대는 선경(仙境)을 대하는
것처럼 놀랍다.
 상고대는
모태(母胎)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한다. 싸리나무처럼 쭈뼛쭈뼛 치솟은 철쭉 잔가지에 붙은 것은 아기사슴의 머리에 돋아난 뿔 같다.
사시사철 푸른 구상나무에 달라붙은 상고대는 아카시아 잎으로 만든 먹음직한 화전(花煎) 모양이다. 바람받이에 서 있는 마른 가지에는 섬뜩한
칼날이 끼워진 듯하다. 한줌 떼어내 머리를 빗어도 될 것 같은 참빗 모양이다.
아쉽게도 상고대는 석양의 온기를 받으면서 녹아내린다. 사라지기 전 상고대는 빛을 뿜듯 더욱 희게 빛을 발한다. 이러다가 새벽에 기온이
급강하하면 빙화(얼음꽃)이 맺힌다던가. 하지마 요즘은 날이 따뜻해 이대로 녹아내리면 소리 없이 사그라지는 만다. 승천하는 선녀의 옷자락을
채 잡아볼 틈도 없이 그렇게 상고대는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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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s - 산행 길잡이
 덕유산
산행은 전북 무주 구천동계곡을 기점으로 했을 때 크게 구천동계곡 코스와 칠봉 코스 그리고 오수자굴 코스 등이 있다. 구천동계곡
코스가 등반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루트.
삼공리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 월하탄을 시작으로 구천동계곡의 33경을 보면서 백련사에 이른다. 백련사에서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까지는 3km.
가파른 길을 1시간 30분 정도 오르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이다. 산행이 버겁다면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 백련사를
경유하지 않고 만선봉을 거쳐 설천봉, 향적봉까지 능선 트레킹 코스로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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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아침,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1km 떨어진 중봉으로 이동해 해를 기다렸다. 밤새 칼바람을 맞은 상고대가 드문드문 땅에 떨어져 있다. 떨어진
상고대를 위로하듯 덕유산 중봉의 일출은 장관이었다.
함께 일출을 촬영한 사진작가들은 '덕유산 정상에서 이렇게 맑은 날을 맞이하기란 쉽지 않다'며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셔터를 눌러 댔다.
맑은 날 아침 중봉에 서면, 동쪽 방위를 포함한 180。 반경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해가 뜨기 전, 대피소에서 중봉까지 걸어오는 10여
분 동안엔 붉은 지평선에 눈이 부실 정도다.
 해돋이
한 시간 전인 6시 30분경, 햇무리는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1,430m)을 가장 붉게 물들였다. 해는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해 정확히 오도산(1,067m)
정상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동쪽에서 쏟아낸 햇살은 황매산을 거쳐, 덕유 능선 동쪽 사면을 발갛게 물들인다. 남덕유산 너머로 멀리 천왕봉과 반야봉, 노고단까지 지리산
능선이 또렷하다.
계속해서 오른편으로 시선을 옮기면 계룡산, 무등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산을 좋아하는 사진작가들이 왜 덕유산으로 몰려드는지 알 수 있는
광경이다.
덕유산 주능선 20km에는 대피소가 두 군데 있다. 정상 향적봉 대피소와 남덕유 근처 삿갓재골 대피소, 모두 전기가 들어오는 따뜻한 보금자리다.
종주 산행을 하려면 북쪽 구천동 삼공매표소에서 올라 향적봉에서 1박을 한 후 다음날 남덕유로 하산하면 된다.
 남쪽에서
치고 올라가면 영각사에서 올라 삿갓재에서 하룻밤을 자고, 향적봉을 거쳐 백련사로 하산한다.
전열 난방 시설을 갖춘 대피소는 '산후 조리를 해도 좋겠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한겨울에도 뜨끈뜨끈하다. 장비와 식량만 넉넉히 준비하면
겨울산에 익숙하지 않은 등산객도 충분히 종주가 가능한 곳이다.
일행이 덕유산에 오른 날은 산불 방지 통제 기간, 남덕유로 가는 종주 코스는 뒤로 미뤄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상고대를 기다리는 것으로
대신해, 산장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기로 했다.
포근한 날씨 탓에 다음날도 상고대는 없었지만, 산장의 밤은 무료하지 않았다. 초저녁부터 하늘을 수놓은 은하수는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웠다.
작년 여름, '와' 소리를 질렀던 몽골의 밤하늘이 향적봉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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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ategy
한나절 코스
 삼공매표소에서
향적봉을 거쳐 무주리조트로 하산. 무주리조트와 삼공리를 오가는 무료 셔틀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닌다.
>> 삼공리매표소 → 무주 구천동 → (1시간 30분) →
백련사 → (1시간 30분) → 향적봉 → (15분, 점심 식사) → 설천봉 → 곤돌라 타고 무주리조트로 하산(15분)
● 약 10km, 4시간 산행
1일 코스
삼공매표소로 올라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하며 눈꽃과 일출을 본 뒤, 중봉을 거쳐 같은 길로 하산한다.
 >>
삼공리매표소 → (1시간 30분) → 백련사 → (1시간 30분) → 향적봉 → (15분, 점심 식사) → 중봉 →
(50분) → 오수자골 → (1시간) → 백련사 → (1시간 30분) → 삼공리 매표소
● 약 20km, 8시간 산행
1박 2일 주릉 종주(북→남)
향적봉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눈꽃과 밤하늘, 일출을 기다린다. 아침 일찍 밥을 해먹고 덕유 능선을 6~7시간 정도 걸으면
남덕유 정상.
>> 삼공리 매표소 → (1시간 30분) → 백련사 → (1시간
30분) → 향적봉(1박) → (1시간 30분) → 동엽령 → (2시간) → 무룡산 → (50분) → 삿갓골재(대피소 점심)
→ (1시간 20분) → 월성재 → (1시간) → 남덕유 정상 → (1시간 30분) → 영각사 → (30분) → 조산마을
하산
● 약 30km 12시간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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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formation |
■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무주 IC로 빠져나와 장수 방면 19번 국도를 탄다.
적상 삼거리에서 49번 지방도를 타고 구천동 터널을 지나면 리조트 입구 삼거리. 직진해서 10분 정도 가면 무주 구천동
주차장이다.
>> 무주리조트 셔틀버스 운행 시간(터미널 앞―리조트 내)
05:00 07:30 10:30 14:00 17:00 21:30
>> 시외버스 운행 시간 (터미널―리조트 입구 삼거리) 07:25
08:30 09:40 10:50 12:00 12:40 13:25 14:20 15:30 17:00 18:25 19:30 20:50
| 시외버스터미널 063-322-2245
■ 숙박
 북쪽
삼공매표소 아래 지역은 식당, 여관 등 집단 시설 지구로 무주리조트 앞 모텔이 붐빌 때 이곳에 숙박하면 좋다.
1박 종주를 계획한다면 향적봉대피소나 삿갓골재대피소에 여장을 푼다. 두 곳 모두 난방 시설이 잘 돼 있고, 침낭과 모포를
빌릴 수 있어 가벼운 배낭을 메고 종주하기에 좋다. 비상 식량도 많이 갖춰져 있다.
>> 향적봉대피소 063-322-1614 | 1일 숙박 7000원,
침낭(대여) 2000원, 담요(1박)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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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s 1 - 상고대가 피기까지
 습도와
바람, 차디찬 날씨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상고대는 방향이 바람 부는 쪽을 향하고 있어, 자칫 바람이 상고대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칼바람은 상고대는 목을 죄다 떨구어 놓는다.
구름이 계속 몰려오고 바람까지 잦아들면, 이 '상고대의 날개'는 10~15cm까지 달라붙는다고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한
산행이라면, 향적봉대피소에 미리 전화를 해보고 오르는 게 좋다.
* Tips 2 - 무릎 위의 눈에서는 러셀로
 등산로에
눈이 많으면 '러셀 산행'이 불가피하다. 러셀은 깊은 눈을 헤치며 전진하는 기술로, 보통 무릎 이상의 눈 높이가 해당된다.
아이젠은 물론 스패츠와 스톡(스틱) 등의 장비를 꼭 갖춰야 한다. 일단 무릎과 알파인 스톡을 이용해 체중을 앞으로 쏠리게
한다.
등산화 위쪽부터 무릎을 이용해 눈을 헤치고 허벅지로 밀어나간다. 체중을 실어 전진할 때는 호흡을 천천히 한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일렬로 서서 교대하는 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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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타고 눈꽃 유람
 [설천봉]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불과 10분. 단순히 눈꽃만 보고 내려온다면 등산화와 아이젠, 방한복만 있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장비가 없어 정상에 오래 있지 못한다면 설천봉 정상 레스토랑에서 커피 타임도 좋다. 겨울철 최적의 데이트.
>> 무주리조트 063-322-9000
| 곤돌라 요금 1만원(성인 왕복).
 겨울에도
살아 있는 계곡
[무주 구천동]
겨울에도 물이 콸콸 쏟아진다. 삼공매표소에서 백련사 입구까지 5.6km의 오솔길. 수많은 소(沼)와 폭포가 무주 구천동 33경을 빚어낸다.
평평한 길이지만 1시간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 삼공리 매표소 063-322-3473
| 입장료 3200원
신비의 무송
[아고산 지대(향적봉~중봉)]
 덕유산
정상 향적봉과 중봉의 고도 차는 24m, 간격은 1km. 두 봉우리 사이의 둔덕은 여인의 허리 맵시처럼 유려하게 깎여 있다.
이곳은 아고산 지대로 구상나무와 주목이 눈에 띈다.'한번 망가지면 인공으로 복원하기 어렵다'는 팻말이 말해주듯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7000여 본의 주목에 달라붙은 상고대는 신비하기까지 하다.
>> 향적봉 대피소 063-322-1614
눈꽃으로 뒤덮인 능선
[덕유평전]
 멀리
천왕봉을 향해 곰비임비 흐르다가 간간이 고개를 쳐드는 능선은 하늘로 오르고 싶은 사행천(蛇行川)이 굽이치는 것만 같다.
중봉에서 고개를 서너 개 넘어 무룡산 가는 길까지 능선 주위로 평전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마른 철쭉나무 가지에 달라붙은 눈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삿갓골재 대피소까지 가면 비상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
>> 삿갓골재 대피소
011-423-1452
 다른
각도의 눈꽃 산행
[남덕유 능선]
부산이나 진주 쪽에서 오르면 대개 남덕유를 산행 기점으로 삼는다. 남덕유산 정상에 오르면 푸른빛의 구상나무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꽃이 한껏 멋을 부린다.
지리산 천왕봉을 지척에서 볼 수 있고 무등산, 계룡산까지 보인다.
>> 남덕유관리사무소
055-943-3174
 ▒ 고급자를 위한 눈꽃 트레킹 코스
고원에 피는 눈꽃
[한라산]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어 성판악, 관음사 등산로에서만 동능 정상까지 등산할 수 있다. 왕복 8~9시간이 소요되므로 아침 일찍 산에
올라야 한다.
눈 덮인 백록담과 화구벽, 계곡 깊숙이 숨겨진 폭포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이 깃든 영실 등 오묘한 설경이 인상적이다.
2005년 3월 15일까지 대설주의보나 대설경보가 내려질 경우 등산로가 통제된다.
ㅇ 산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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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 코스 어리목광장에서 윗세오름(1700m)까지 3.7km, 2시간 산행. 정상(서북벽)까지는 통제 구간.
- 영실 코스 영실휴게실에서 윗세오름까지 3.7km, 2시간 산행. 정상(남벽)까지 통제 구간.
- 성판악 코스 성판악 입구에서 속밭(1시간 20분), 사라악(40분), 진달래밭(1시간), 정상(1시간 30분)까지
9.6km, 4시간 30분.
- 관음사 코스 관음사안내소에서 탐라계곡(1시간 20분), 개미목(1시간 30분), 용진각(1시간 30분),
정상(1시간 30분)까지 8.7km.
- 문의 관리사무소 064-713-9950 성판악 064-725-9950 관음사 064-756-9950 www.je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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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의 대명사
 [태백산]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초보자나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이르고 하산까지 4시간이면 족하다. 유일사,
당골, 백단사 코스를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겨울 산행은 유일사 매표소로 올라 장군봉, 망경사를 거쳐 당골로 하산하는 게 일반 코스. 주능선은 주목과 설화가 어우러져 설원(雪原)
그 자체다.
ㅇ 산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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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사(남→북) 코스 유일사 매표소 → 갈림길 오른쪽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망경사 → 당골 ● 8km,
4시간 산행
- 문수봉 코스 유일사 매표소 → 갈림길 오른쪽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주목군락지 → 문수봉 →
당골 ● 8km, 5시간 산행
- 당골(북→남) 코스 당골 광장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 장군봉 → 유일사 매표소 ● 10km, 4시간
30분 산행
- 백단사 코스 백단사 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 유일사 또는 당골 ● 8km, 4시간 산행
- 문의 유일사매표소 033-550-2746 당골매표소 033-550-2745 백단사매표소 033-550-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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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김상곤
발췌 : 애니카 라이프 ;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 ; 혼자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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