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1月 16日
맏이가 학교 가는 날이라 아침 일찍 길 나선다. 그전에 본점과 압량 개점해 놓고 간다. 키가 이제는 나보다 더 크다. 근래, 맏이와 둘째 녀석과 ‘사천성’이라는 게임을 같이 하고부터 부쩍 가까워졌다. 전에는 말이 적었으나 요즘은 필요할 때면 한마디씩 한다.
오전, 아홉 시 십분, 사동 개점하고 책 읽었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 한 사람인 ‘장자’를 읽었다. 노자와 더불어 도가 사상을 이루었으며 노장학이라 일컫기도 한다. 장자는 다른 책에서 틈틈이 읽기는 하였지만, 완역본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자의 이름은 주(周)이고 몽(蒙, 지금의 河南省 商丘 북쪽)나라 사람이다. 그의 학설은 노자를 근본으로 하며 저서는 10여만 자에 이른다. 대부분 다른 일에 빗대어 얘기하는 우언寓言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동에서 모닝커피 한잔 했다.
압량에 더치 담는 공병이 없다고 문자가 왔다. 본부에 들러 급히 챙겨다 주었다. 세무서에 들렀다. 신용보증재단에 필요한 서류와 은행에 필요한 각종 서류가 필요했다. 1층 민원실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서류를 떼는데 무려 한 시간이나 걸렸다. 이런 일 생각하면 아예 돈을 쓰지 말거나 쓰면 얼른 갚아야 함이다. 오후 2시쯤 은행과 신용보증재단에 왕래했다. 이름과 상호를 몇 번이나 적었다.
오늘은 교육받는 중학생들을 태울 수 있었다. 세무서 나와서 태워 본점 들어갔으며 은행에서 곧장 본점으로 가 태워,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휴대폰으로 영화를 검색하며 보기도 하며 운전하는 아저씨, 차에 장착 된 네비에 울려 나오는 전화 목소리에 귀담아 듣기도 한다. 오늘로서 중학생 교육은 끝마쳤다.
곧장 사동에 갔다. 영업상황을 잠시 지켜보며 내일 가질 음악회 생각했다. 카페에 한번 오셨던 분이었다. 색소폰 연주하신다던 분께 연락했다. 시간이 괜찮으면 내일 만나 뵐 수 있으려나 했지만, 다음 기회에 보자고 한다. 무척 연주를 해보고 싶은 분이었다.
카페 하려면 위치가 좋아야 한다. 아무리 이름 난 커피집이라도 찾기 어려우면 손님은 피한다. 위치가 제아무리 좋아도 앉을 자리가 없으면 카페는 외롭다. 특별한 장소가 아니고서는 커피 판매가 어렵다. 특별한 장소는 역이나 병원에 작은 부스로 낸 카페다. 구석에 자리 잡은 본점도 대로변에 위치한 작은 카페도 손님이 찾기에는 맞지 않다. 오늘 장 사장께서 압량에 관해 몇 가지 물어보기도 했다. 형편만 괜찮으면 앉아 있고 싶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넘기고 싶은 마음도 없다. 폐(弊)다.
일기는 문장 만드는 연습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공부다. 나는 매번 쓰지만, 문어체와 구어체 사이에 늘 헷갈린다. 써놓고 보면 조사가 맞지 않은 곳도 있고 좀 길게 써놓고 보면 문장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글을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거라 기분은 꽤 좋다. 어느새 바깥은 거짓말처럼 눈발 날린다. 오후 내내 끄무레한 날씨였다. 비나 눈이 오지 않을까 하며 생각하다가 눈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바람소리 몰며 타며 휘휘 날린다. 깊은 밤의 세계에 차 몰며 간다.
*각주]장자 지음, 김학주 옮김 ‘장자’15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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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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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