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2月 16日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곧 비 내렸다.
영업장 모두 개장하고 촌에 다녀왔다. 설 명절에 아무래도 뵙지 못할 것 같아 미리 인사 다녀왔다. 봄방학인 둘째를 데리고 갔다. 어머님은 당뇨가 매우 심하다.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는 고통을 참으시기도 하고 가끔 어디 산책하러 가면 퍽 쓰러지기도 한다. 이제는 몸도 꽤 노쇠하시어 밥을 하시거나 화장실 가시 것도 아주 분주한 일거리가 되었다. 그만큼 다니시며 움직이는데 숨차다. 아버지는 얼마 전에 나무보일러를 수리했다. 집, 마당에는 나무가 가득하다. 어디서 해 오셨는지 한 길 정도 높이로 겹겹 쌓아 두셨다. 한겨울 보내시려고 꽤 준비하셨지만 정작 보일러는 한 번씩 고장이다. 얼마 전에는 밑바닥이 눌어붙어서 물이 새기도 했다. 수리비가 근 70여만 원 가까이 들어갔다.
본부에 들어온 선물 ‘인삼’과 생활비 약간 드렸다. 둘째와 함께 식탁에 앉아 어머님께서 삶아 주신 국수 한 그릇 먹었다.
국민 건강 보험공단에 다녀왔다. 지난해 퇴직한 직원에 대한 보험료가 사업장으로 환급 나왔다. 이참에 사동 건에 관해서도 소상히 물어보았다. 그러니까 보험료율과 적용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사동까지는 십여 분 거리라 또 직원 간 교대시간이기도 해서 시간 맞춰 가게에 갔다. 잠시 조회했다. 모두 세금과 보험료에 대해서는 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떼는 것과 당장에 닥치지 않을 미래를 위해 보험 드는 것은 어쩌면 낭비다. 하지만 복지국가로 나가기 위해서는 일개 국민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다. 조감도가 국내가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에 있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이것도 우스개로 하는 얘기지 세금 안 내며 사는 국민은 없다. 솔직히 국민연금도 우스운 얘기다. 국민연금으로 내는 돈으로 개인연금을 넣는다면 오히려 혜택은 더 많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개인연금을 더 선호하며 생명보험에 따로 부금을 넣고 있을까! 한 국가 내에 경계망이 없을 뿐이지 조직과 조직, 조직과 국가, 그리고 개인으로 이루어진 춘추전국시대다.
노르스름하게
구운
케이크 빵 위에
달콤한 생크림 얹고
둘둘 만 롤 케이크
해맑은
LED 램프 등 아래
유난히 바쁜
손 따뜻하다.
심근고저(深根固柢)*라는 말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깊고 단단한 뿌리라는 뜻으로 근본 바탕이 튼튼함을 이른다. 나무에는 뿌리가 두 종류로 나뉜다. 만근(曼根)과 직근(直根)이다. 만근은 사방으로 퍼진 뿌리를 말하며 직근은 나무줄기 바로 아래로 곧게 뻗는 뿌리다. 그러니까 직근은 나무의 생명을 세우는 기초며 만근은 나무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기초다. 일이 나무라면 무엇이 직근이며 무엇이 만근인가? 일을 바르게 하는 것은 직근이며 그 일에 감동하여 찾아오시는 고객은 만근이다. 일을 가르치는 것은 직근이며 일 배워서 나가 활동하는 교육생은 만근이다. 커피를 바르게 행하며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직근이라면 바른 커피 일로 찾아오시는 고객과 커피 일 바르게 배워서 나가 활동하는 창업자는 분명히 만근이다. 나의 일을 오랫동안 해나가려면 온전한 나무를 보아야 한다.
각주]
*노자 노자 지음, 김원중 옮김 229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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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