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1月 18日
아무래도 설에 못 갈 것 같아 부모님 뵈러 갔다.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명절 때마다 도로가 막히는 것 생각하면 오늘은 시원하다. 촌에 아버님만 집에 계셨다. 어머님은 동생 집에 가 계셨는데 동생 집 들러 어머님 모셨다. 동생 집에서 나올 때였다. 소싯적 친구가 경영하는 가게에 잠시 들렀다. 보석 방 운영한다. 너무 오래간만에 보았다. 이제는 꽤 늙었다. 실은, 할 말은 많으나 거저 얼굴 보며 사는 얘기 가볍게 나누다가 급히 나왔다. 어디 가느냐고 묻기에 밥 먹으러 간다고 하니 좋은 식당 소개한다.
중국집에서 점심 다 같이 했다. 어머님은 자주 동생 집에 가신다. 편해서 자주 가시지만, 몸이 불편하다. 아버지께서 가끔 태워 드리는가 보다. 동생 집에 있었던 일도 말씀하시고 지병에 편찮은 발도 보여주신다. 걸음 하실 때 마음 꽤 아팠다. 이제는 지팡이 없으면 멀리 못 나가신다고 했다. 식사 마치고 동네 잠시 둘러보았다. 어릴 때에는 이곳저곳 그렇게 크게 보였던 동네가 정말 작다. 친구들은 고향에 대부분 살지만, 또 외지에 나간 친구들도 고향에 와서 살고 싶어 하지만 나는 고향이 싫다. 그렇다고 지금 사는 이 동네가 좋은 것도 아니다. 어디를 가도 싫은 곳도 없으며 그렇다고 좋은 곳도 없는 것 같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 어디를 가면 마음만 꽤 불편하다.
휴일인데도 커피 주문 문자가 뜬다.
커피 챙겨서 분점에 다녀왔다. 점장은 안 계시고 아르바이트 있었다. 커피만 내려놓고 왔다. 어느 집은 꼭 토요일 아니면 일요일 주문이다.
압량에서 ‘장자’ 읽었다. 솔직히 번역서라 그런지 아니면 독해 부족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동에서 ‘장자’를 젖혀두고 ‘논어’ 읽었다. 공자께서 하신 말이다.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함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을 처리함에 신속하고 말하는 데는 신중하며, 도가 있는 곳에 나아가 스스로를 바로잡는다. 그렇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나는 나이 사십 중반에 먹는 것은 시원찮고 잠은 부족하고 쌓아 놓은 일은 많고 매일 적고 싶으니 군자는 아니더라도 나를 바로 잡으며 배우기를 청한다.
11시 30분 조금 지나 마감했다. 날씨가 많이 풀린 듯했다. 본부에서 2시쯤 마감했다. 비 온다.
바깥은 비 내린다.
벌써 어깨 굳는다.
눈썰매 탈 일은 없어도
이 빗물이면은 좋겠다.
鵲巢李鎬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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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