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2月 06日
우리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커피가 맛있었어, 아니면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니면 멋있는 바리스타 보기 위해서 가는가? 하여튼,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카페에 간다. 지금도 한창 카페 붐이 일고 있지만 그러니까 사그라지는 추세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조용한 카페를 일부러 찾아서 다니는 분이 있는가 하면 사람이 북적거리는 카페만 가는 분도 있다. 흔히 전자보다는 후자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것도 어쩌면 사람 심리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카페는 별달리 내부 공간미가 필요 없는듯하다. 카페에 모이는 사람이 곧 공간미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혼자 살 수는 없는가 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 카페가 필요해서 할 일이 있어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있기를 우리는 원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왕 차린 카페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이쪽 테이블에 앉은 손님과 저쪽 테이블에 앉은 손님은 서로 모른다. 하지만 카페에 함께 있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시선을 모두 한곳에 집중하며 서로를 교감하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재능이 많은 예술가가 분명히 있다. 굳이 유명인 초청해서 비싼 출연료를 지급해 가며 그들의 재능을 볼 것까지는 없다. 물론 유명인의 작품이 못하거나 시대에 낙후되어 그런 것은 아님을 독자는 잘 알 것이다. 카페운영은 커피만 팔아서 한다는 것은 인건비 충당도 어렵다. 거기다가 각종 행사까지 도맡아 한다면 하고 싶은 카페를 몇 달 운영도 못 해 문 닫아야 할 것이다. 카페 장으로서 오시는 손님을 대하며 손님의 취향과 재능을 읽는 재치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지역 문화는 별다른 것은 없다. 함께 모여서 고객의 작품과 공유할 수 있는 생각의 무대를 만듦으로써 곧 문화가 된다. 생각의 무대에서 욕구의 꿈을 일구며 유머와 희망을 찾을 수 있으면 그것보다 밝은 내일은 없을 것이다. 희망은 삶의 꽃이다. 우리 모두 그 꽃을 카페에서 피워보자. 따끈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말이다.
창의적 사고는 그저 생기는 게 아니다. 수많은 생각과 그 생각을 실천하는 과정에 어쩌다가 파생되어 이루어진다. 실천은 어찌 보면 수많은 모방으로 이루어진다.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해도 어딘가 또 누군가가 했던 일이다. 앞 선 세대에서 했던 일일 수도 있다.
압량, 서 부장 커피 한잔 내려 보시게. 바깥에 오가는 차를 보고 있었다. 오늘 다녀온 진량과 청도를 생각하며 있었다. 어디든 적극적인 마음이 없으면 일은 겉치레다. 관심이 없는 거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나의 손에 잘 맞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으며 내 관심분야가 따로 있어 마음이 덜 가는 것도 있다. 똑같은 젊은이라도 다 같은 젊은이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이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파고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상황판단이 바르게 서지 못하는 이도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일에 오히려 젊은이보다 더 교묘히 처리한다. 그러니까 능수능란하다. 어려운 일이라도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젊은 사람은 1이면 1이어야 하기에 융통성은 잘 발휘하지 못한다. 안 그러는 젊은이도 많지만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다. 조직에 일원으로 부드럽게 짜 맞출 수 있는 조직원이면 경영인은 그만큼 걱정이 덜어질 것이다. 서 부장은 커피 한잔 책상 위 올려놓는다. 한 모금 마신다. 서 부장, 이 커피 제목이 뭐지? ‘예가체프인데요’ 그래서 한마디 했다. 근데, 전혀 예가체프 맛이 안 나는 것 같아! ‘좀 진하게 내려서~~~’, 하지만 전혀 진하지 않았다. 커피 담을 때 내가 잘 못 담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 잔의 커피를 내리더라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정성을 다하면 모든 일에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이 바뀌면 세상이 이내 밝아진다. 세상이 밝으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커피 공장, 윤 과장 왔다. 경기 좋지 않은 것은 어느 업체든 마찬가지다. 사장께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려고 하시나 보다. 윤 과장께서 에스프레소 기계에 관해 자꾸 묻기에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사장님 자택에서 가까운 주택가에 점포 하나 얻어 커피집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극구 말렸다. 오히려 커피집 내면 더 망하는 일이라 하지 말라 했다. 임대료가 보증금 오천에 월 이백오십이다. 평수는 이십 평이다. 이 불황에 월 임대료 맞추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그 금액이면 공장에 커피 농장을 만드는 것이 더 낫겠다며 얘기했다. 커피나무를 온실에 키울 수 있는 건물을 짓고 그 나무를 볼 수 있게끔 체험학습이나 커피로 인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지 않겠느냐며 이야기했다. 커피 공장은 다른 사람이 없는 이점이 있다. 너른 공장 부지와 충분히 자연을 볼 수 있는 위치조건까지 갖추었다. 물론 커피나무를 키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나 견학으로 가까운 제주도 몇 번 다녀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왜냐하면, 커피 온실 재배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시작했으니 말이다. 커피 집은 남들이 모두 관심 두는 일이라 또 현 시장에 어디든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 것도 문제라 일을 잘 해나가기에는 아무래도 어렵다.
소크라테스 카페
소크라테스 카페가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철학적 생각을 하며 질의응답의 토론하는 카페다.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일화도 있듯이 “나를 아는 과정”에 이르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삶을 성찰하게끔 한다. 물론 카페 장은 그만한 신임을 얻은 자라야 하며 토론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야 한다. 소크라테스적 철학으로 미리 삶을 조명함으로써 세상 바라보게끔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관련되거나 자신을 자극하는 문제들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니까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보라? 왜 그런지 말해 보라? 이 질문에 답을 구하며 진리를 깨닫고 삶을 바라본다.
어이 당신? 카페 왜 하고 싶은 거요? “돈 벌려고 아니면 쉬고 싶어서 그것도 아니면 직업으로써 바른 삶을 갈구하고자 하고 싶은 거요.” 그러면 돈 벌려고 한다고 대답했다고 치자. 장소는 보아놓은 데가 있소? 그러면 어떤 장소가 지목될 것이다. 그 장소가 괜찮은지 손님은 얼마나 올 것 같은지? 다른 요건은 또 무엇이 있는지?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서 답을 구하는 것이다. 물론 그 외 답변도 마찬가지다. 쉬고 싶다거나 직업으로써 바른 삶을 갈구하고자 하고 싶은 것도 소크라테스 카페에 들러 물을 수 있다면 그 물음에 응당 합당한 대답을 시원스레 들려줄 수 있는 카페라면 그 카페는 소크라테스 카페다.
鵲巢李鎬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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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