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1月 28日
날씨 꽤 맑다. 사동 개장하며 1층 바닥을 쓸고 닦았다. 10시쯤 점장과 박 실장이 출근했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포스업계에 일하는 처남이 오셨다가 가셨다. 여 밑에 절이 있다. 그곳에 시스템 설치 일로 잠시 들렸다고 했다. 대구 분점 한 군데에 전화했다. 가맹점 철회에 관한 내용이 주목적이었는데 전화 받지 않아서 다시 하니 전화 받았다. 그간 거래에 섭섭함을 토로한다. 피차 똑같은 일이나 결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본부를 이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점장께서 그만두겠다고 직접 얘기한 거라 그렇게 받아들였다. 공자의 말씀이 생각이 났다. 글은 말을 다 표현할 수 없으며 말은 그 뜻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거저 점장의 언성 높은 말을 잠시 들어야 했다. 분점의 애환을 듣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본부에 앉아 있기만 한 것도 아니다. 현장에 들릴 일 있으면 매번 들렀으며 점장의 어려운 이야기를 매번 들었다. 어느 분점은 갈 때마다 점장을 뵙지 못한 곳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점장의 말씀을 다 듣고 일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얘기했다. 본점에 들리겠다고 했다.
월드컵대로 끝 난 카페 조감도
앉았다가 바라 본 세상사 모두
오며가며 지나는 자동차 같네
신호등처럼 서서 깜빡 거리네
처남과의 대화였다. 요즘 대구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 나가는지 물었다. 특별히 다른 곳의 대표를 만나거나 만나서 차를 마시는 일이 없으니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처남은 포스관련 업무를 해서 이곳저곳 안 다녀본 곳이 잘 없을 정도다. 대구 S 브랜드, D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는 아니지만 대충 흘려주신다. 그러니까 체인점 위주로 하는 사업은 요즘 경기에 어렵다. 기존에 체인점도 하나둘씩 떨어져 나간다. 나는 그 이유가 커피 배전에 있다고 본다. 어느 커피집에 관계없이 커피 로스팅 기계는 이제는 필수다. 자가 배전 커피로 가게에 쓰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고객께 직접 판매하는 매장으로 돌아선다. 구태여 비싼 커피를 그것도 유통을 한번 거쳐서 받기에는 경쟁력에 맞지 않다. 자기만의 철학으로 상품을 다루는 것은 더욱 애사심이 일뿐 아니라 상품 지식과 전달까지 자부심이 드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분점, 이 사장님과의 대화였다. 분점관리를 제대로 해 주셨습니까? 영업이 잘 되면 모두 내가 잘한 탓이고 영업이 안 되면 모두 남 탓이다. 이거는 잘못된 생각이다. 일의 결과는 모두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은 모두 나에게 있다. 나를 먼저 깨닫고 남을 생각해야 한다. 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그러면 그 관리에 제대로 응하기는 해 보았던가! 모두 비용이 드는 문제고 그 비용에 일정액만큼 고객을 위해 한 번이라도 써보고 말하는 것인가! 체인의 이점은 무엇인가? 공동브랜드 공동마케팅으로 시장에 인지도를 높여서 다른 상품에 구별하는 일체의 모든 행위다. 신규는 누가 그 상표를 알아주고 커피를 사 드시는가 말이다. 전체 시장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본점에서는 매주 토요일 문화강좌를 가져 커피를 알리며 지역 시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시장에 소리 없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표 가치가 매년 오르지만, 그 가치의 대가를 모르고 자부심마저 잃으니 어찌 일을 할 수 있을까! 믿음이 깨지면 모든 것은 다시 원점이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 어려운 경기에 손을 잡아도 앞을 헤쳐나가기 어렵지만 믿음이 없는 파트너는 오히려 더 힘들게 한다.
공자께서 하신 말씀이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면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고 했다. 한 시장의 점장으로서 앞서 나가려면 그 시장의 분석도 오히려 본부장보다 더 빠를 것이며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지는 그 시장의 점장이 분명히 더 잘 알고 있음이다. 본점에서 내려준 방침과 그 시장에 맞는 아이템을 만들며 직접 고객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어찌 뜨는 숟가락에 밥까지 얹어 줄 수 있을까! 각자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최대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음이다.
압량에 머물 때였다. 본 점장 성택군이 회 초밥 도시락을 사 들고 왔다. 야가 웬 도시락을 다 사 들고 오나 했다. 알고 보니까 오늘 아침 출근을 늦게 해서 조금 미안한 듯 이야기한다. 초밥 먹어본 지가 꽤 되지 싶다. 예전 조 부장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에게는 정시 출근이라는 것은 아주 생소한 단어다. 함께 일하면서도 늘 즐거웠다. 전쟁터에 나가는 데 막사에서 늦잠자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는 늘 꿈이 많았다. 저것이 사자인지 고양인지 분간이 안 가는 거다. 우리는 모두 가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사자다. 우리는 모두 하이에나이기에 늦잠 자는 사람은 늦잠 자야 하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달려야 한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 저녁이면 집에 들어와 있다. 정말이지 집을 모르면 그건 인간이 아니다. 그에게 문책하지 않았다.
돌 위에 얹은 돌이 뜨겁게 닿네
눈 내리는 단상에 먹은 주춧돌
흩어졌다가 뭉친 회반죽 같은
제 틀 짜며 비틀며 다시 돌 보며
그와 늘 얘기하다 보면 돌로 귀결된다. 그는 돌을 잘 다룬다. 그러니까 돌을 마치 공깃돌 다루듯이 한다. 어떤 돌은 사전 들여다보듯이 하는데 그의 얘기를 듣다 보면 내가 돌이 된 듯했다. 나는 이제 돌이 싫다고 했다. 그는 그런 얘기는 하지 마라 한다. 돌은 잔이다. 오해되지 싶어 덧붙여 놓는다.
鵲巢李鎬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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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