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1月 17日
커피 문화 강좌 가질 때였다. 어느 학생 질문 있었다. 선생님 ‘각국 산지별 맛의 특징은 어떻습니까?’ 다른 학생도 모두 시선이 모였다. 우선 커피 맛의 종류를 설명했다.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있는데 커피의 식물학적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으며 배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학생이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산지별 맛의 특징이다. 대륙 간 토양이 각기 조금씩 다르다 보니 같은 품종이라도 맛이 다를 수 있으며 그 나라 풍토에 따라 맛의 특징이 분명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에티오피아 콩과 콜롬비아 콩은 구별된다. 물론 콩도 구별이 될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이러한 맛을 이야기하다가 머릿속에는 언뜻 장자가 생각이 났다. 맞는다고 여기는 자가 듣는다면 맞고 맞지 않는다고 여기는 자가 듣는다면 또 그렇지 않은 것이 된다. 개인의 맛의 취향은 각기 다르니 그 맛을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된다. 거저 일반적인 맛을 약간 설명했다.
오후, 한학촌, 진량, 계양, 역에 다녀왔다. 모두 커피가 필요했다.
본부에서 책 읽었다. 전에 초청했던 국악인이다. 그때 연주가 좋아서 한 번 더 초청했는데 연주시간을 물어보기 위해 전화했다. 한 시간쯤 연주하기를 원했지만, 공연비가 적어서 음악인을 많이 쓸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전처럼 연주시간이 되거나 아니면 조금 더 짧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카페 대표로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을 알아야겠다는 것과 프로에 가까운 예술인에게는 분명한 대가지급은 있어야 한다. 놀이마당은 연주하는 본인도 즐거워야 한다. 그 즐거움은 응당한 대가가 있기 때문이다.
오후 7시 조금 지나서 음악회를 시작했다. 올해의 첫 음악회다. 카페에서 공연하는 이 음악회를 많이 사랑해 주십사 인사했다. 오신 분들은 대부분은 아는 분이었으며 모르는 분도 꽤 됐다. 솔직히 나는 모르는 분이 많았으면 하고 기대했다. 왜냐하면, 모르는 분이 많을수록 이 음악회가 외부에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예전 작은 조감도 단골이셨던 김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대학친구인 윤철이네가 왔다. 아주 반가웠다. 거기다가 우드 테일러스 카페 사장님과 사모님도 오시어 반가웠다.
내가 국악을 좋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오늘 연주 또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곡 내용은 모르겠으나 드라마에 나오는 OST로 귀에 익은 듯했다. 우리의 음악, 우리의 소리는 마음속 깊이 울리는 게 있다. 모르겠다. 내가 한 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한 많은 민족이라 그런지 소리가 잔잔하게 마음 울렸다.
오동나무가 앉았다
한 해 열두 달
명줄 쥐어뜯는
칼날 위
열 개의 달
허공 깁다가 이내 삭는다.
국악인 김 씨께 물었다. 병창(竝唱)이 무어냐고 물었는데 가야금이나 거문고 타면서 자신이 그 곡조에 맞춰 노래 부르는 것이라 한다. 여대생이었다. 곱게 입은 한복에 가야금 타는 것도 멋있었지만 그 가야금에 부르는 창은 가히 일품이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앉은 자세로 관객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연못을 보듯 했고 한 곡조 뜯는 창은 팔각정을 생각하게 했다. 조선시대 어느 귀빈각에 앉은 듯 좋았는데 맑은 청주 한 사발이면 딱 그 시대다. 역시 국악은 초청해서 들어도 후회가 되지 않는다.
鵲巢李鎬杰
감사합니다. 나도향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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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