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중 詩마을 창작시란에 올라온 작품을 대상으로 소정의 심사과정을 거쳐 다음과 같이 우수작을 발표합니다.
최우수작에 동연재 님의「걸레질하다」, 우수작에 이백 님의 「소통」, 디카프리오 kim님의「못 생긴 나무」, 배기가스 님의 「버려진 꽃」, 피칸테 님의「어머님 전상서」가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최우수작에 선정되신 분에게는 유명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집 및 시마을 작품선집 등 소정의 책자를 보내드립니다. (수령용 주소 및 수령인 성명, 연락전화번호를 시마을동인에게 쪽지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등단이 예정되어 있는 분이나 등단작가의 작품, 시마을문학상 및 최우수작을 통산하여 3회 수상하신분의 작품은 제외되었으며, Marquee 및 플래시를 이용한 글도 제외하였습니다. 발표 후 표절사실이 밝혀지는 경우 우수작 선정은 자동 취소됩니다.
=====================================
2012. 7월중 창작시부문 우수작 선정현황
=====================================
【 최 우 수 작 】
[내용보기]걸레질하다 / 동연재
【 우 수 작 】
[내용보기]소통 / 이백
[내용보기]못 생긴 나무 / 디카프리오 kim
[내용보기]버려진 꽃 / 배기가스
[내용보기]어머님 전상서 / 피칸테
【 가 작 】
[내용보기]먹장구름에 대하여 / 심월
[내용보기]이장을 하며 / 김태준
[내용보기]물구름 언사 / 가문비
[내용보기]고요가 깨어지다 / 이장희
[내용보기]한몸 / 달못
[내용보기]하우스 / 鵲巢
[내용보기]공손한 식사 / 넘바위
[내용보기]그림자 / 예시인
[내용보기]圓에 대하여 / 인터젠틀
[내용보기]야경을 바라보며 / 이장희
[내용보기]둥그런 고요 / 이적신
----------------------------
[7월중 우수작 심사평]
----------------------------
詩 그리고 삶을 통찰하는 예리한 눈
김삼환(시인)
예심을 통과해서 올라 온 16편의 작품을 꼼꼼하게 읽었다. 저마다 자기 삶의 단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삶을 통찰하는 예리한 눈을 갖고 창작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우수작을 골라내야 하는 선자의 입장에서 한 편 한 편을 소홀히 대할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문시로 투고된 작품 중 일부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산문시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산문을 쓰는 듯한 일반적인 서술이 아닌 내재율, 즉 시적 리듬감이 살아 있어야만 시로서의 감동이 배가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하나 더 말해두고 싶은 것은 좀 더 심사숙고해서 제목을 달면 훨씬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는 점이다. 작품 제목달기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최우수작으로 <걸레질하다>를 선정했다.
다소 거친 시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제에 집중하여 밀고 나가는 힘이 탁월하다. 방바닥을 닦고 군데군데 얼룩을 지워내는 일상을 통해 우리 주위가 단정하고 깨끗해지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사실상 더 크고 더 넓게 지우지 못한 삶의 얼룩을 발견해 내는 것이라는 시적 화자의 눈이 예리하다. 그러므로 ‘걸레질하는 사람은 반드시 무릎을 꿇’는 다는 고백은 감동의 진폭을 울리는 깊이 있고 숙연한 삶의 통찰이다.
우수작으로는 <소통>, <못 생긴 나무>, <버려진 꽃>, <어머님 전상서> 등 4편을 선정했다.
<소통>은 말 그대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일이 암호를 풀고 해독하는 것처럼 쉽지 않음을 노래하고 있다. 첨단의 기기가 난무하는 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차도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일임에랴. 이중으로 인쇄된 종이 위의 겹쳐진 글자를 보고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나 ‘우주의 행성들이 주고 받는 무선신호’ 그리고 ‘두 신호들이 얽힌 자리마다 아름다운 문양’을 발견해 내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안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못 생긴 나무>는 나무의 종류별로 어린 묘목의 특징과 움직임을 세밀하게 잘 간파한 수작이다. 못 생긴 나무가 선산을 살린다는 옛말도 있듯이 나무를 바라보는 화자의 눈에 애정이 가득하다. 시를 창작한다는 것은 이렇듯 내시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정밀한 관찰을 통해서 무릎을 치며 감동을 주는 작업이지 않을까.
<버려진 꽃>은 땅바닥에 내팽개쳐진 ‘어린 장미’를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지고 우울한 단면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섬뜩하리만큼 아픈 내용이지만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노을이 유일한 친구여서 노을이 된 붉은 바다’같은 차분한 묘사가 이 작품을 살려주고 있다.
<어머님 전상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소 산만하지만 찌그러진 안경이 상징하는 것처럼 지금 살아가기가 조금쯤 팍팍하더라도 세상을 바로 보고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열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므로 ‘세상을 바로 보는 안경’을 찾는 일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긍정의 눈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공손한 식사>, <먹장구름에 대하여>, <물구름 언사>, <이장을 하며> 등의 작품에 대해서는 끝까지 놓기가 아쉬웠음을 밝혀둔다. 선자마다 좋은 시를 가리는 기준이 다를 것이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자기만의 세계를 꾸준히 밀고 나가기를 바란다. 좋은 시를 쓰는 일은 결국 언어를 잘 다듬어서 그 말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잘 놓는 일임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약력]
세종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1992년《한국시조》신인상
1994년《현대시학》추천
2005년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역류’ 동인
시집으로『적막을 줍는 새』, 『풍경인의 무늬여행』
『왜가리필법』(2009) 등 다수
|
이달의 우수작
▷금주의 청소년시
[게시물 소스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