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5月 18日
비와 왔다.
청도 가비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시장 보러 가며 본점 들리겠다고 했다. 물론 그 전에 문자가 왔다. 생두 만델링, 케냐, 안티구아, 예가체프 1K씩 담아놓으라 했다. 점심때 오셨다. 당일 주문은 내일 출고 된다며 양해 말씀드렸다. 아무것도 든 것 없이 그냥 가셨다. 솔직히 조금 죄송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셨던 시각이 정오였는데 서 부장이 압량에서 막 본부로 왔던 때이며 나는 하양에서 창업관련으로 상담하고 있었다. 본점 장 최 씨는 계산대보며 있었는데 부탁할 상황이 못 되었다. 만약 또 챙겨드렸다면 앞으로 일이 더욱 걱정이었다. 일은 두서없는지라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이제는 몸이 늙었다. 예전처럼 빠듯하게 처리할 능력이 못되며 신경도 꽤 쓰이는 일이라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몸부터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지난주에 일 처리는 이미 통보했기에 그러느니 받아들이실 거다.
하양에서 부동산 하시는 분이었다. 부동산 가게에 조그맣게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팔 수 있게 시스템을 완비하고 싶었다. 영업신고와 내부공사와 관련 기계 값 그리고 교육비를 말씀드렸다. 테이크아웃으로 아주 조그맣게 한다며 강조하였는데 뭐 그리 복잡하고 돈이 들어가느냐고 했다. 그래도 돈 받고 커피를 파는 것 같으면 바르게 해야 한다며 말씀드렸다. 그래도 삽인 삽 아주 조그맣게 하는 그러니까 그냥 커피만 파는 가게라며 누차 강조하는 거였다.
단지 11 커피콩
저렇게예쁘게파인것도없을거예요.
아프리카뜨거운태양빛에
노릇하게익은까만머리긴숙녀가
시원히뽑은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놓았다.
대리석과같은탁자가시원하겠다.
바깥은 비가 오고 있었는데 내가 머무는 방에 작은 화분 몇 개를 이참에 내다 놓았다. 빗물에라도 흠뻑 적셨으면 싶어 내놓았다. 화분 하나는 죽지 않은 것 같지만, 너무 말랐다. 솔직히 죽은 거 아닌가 할 정도로 말랐다. 전에 흥곡 선생께서 주신 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래간만에 시집 한 권 읽었다. 카페는 어느 집이든 조용했다. 저녁, 오 선생은 사동에 커피를 볶았으며 나는 아이들과 함께 책 읽으며 보냈다. 내일 아침에 먹겠다고 두부찌개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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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