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5月 20日
맑았다.
지각을 잘하지 않는 정의가 오늘은 늦게 출근했다. 화원에 카페 경영하는 후배가 로스팅 교육을 받았다. (주)유리안 대표 이 씨가 다녀갔다. 에스프레소 커피가 필요했다. 정평에 진열장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 차 물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이라 아직 입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일로 지난번 서울에 다녀온 일이 있으며 이번 주에도 다시 서울 올라간다고 했다. 모두 열 대 주문했다고 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아끼지 않았다. 압량에서 교육문의로 오신 분 있었다. 본점에서 상담했는데 아주머니였다. 창업 때문에 오신듯했다. 교육 진행과정도 보여드리고 일하는 모습도 보여드렸다. 교육비에 관해 말씀드렸더니 역시 힘에 겹다. 토요문화강좌를 들어보시라 했다. 아무래도 이것도 어려운 듯해서 지은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커피 향 노트’였다. 이거 무료로 주는 거냐며 물으시기에 만 원에 팔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다음에 오겠다고 했다.
서울에 커피를 택배로 보냈는데 주소가 틀리다. 형님께서 이사 가셨는지도 모르고 옛 주소로 보냈더니 KGB 서울 담당 기사께서 전화가 왔다. 다시 바뀐 주소로 보내겠다며 했는데 택배비가 조금 더 든다고 했다. 조금 더 들어도 괜찮으니 그쪽에서 보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근데 오늘 택배사에서 전화가 왔다. 물건 받지 않으니 이쪽으로 다시 돌려주겠다고 했다. 한 십 분쯤 흘렀을까 서울에 계시는 형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택배 직원의 불친절함에 화가 단단하게 나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돌려보냈다며 말씀하셨다.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택배 기사가 하루에 처리하는 물량만 해도 몇 수십 건이라고 들었다. 그 많은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또 하루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사니까 짜증 어린 말을 우리는 늘 듣게 된다. 어느 택배인들 안 그럴까마는 그래도 너무 성의 없는 기사들의 말로 하루가 불쾌한 것은 사실이다.
봉덕동에서 전화가 왔다. 제빙기가 아무래도 낡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듯했다. 가게 인수하는 데 돈 얼마가 들었을 것이고 기계 바꾸는 데 또 얼마가 들었을 것이다. 내부 이미지 개선하는데 또 얼마가 들었을 것인데 이리저리 합해도 꽤 들었음이다. 거기다가 어느 기계는 닳고 낡아 갈아야 하지만 투자비 아끼겠다며 닦아 쓰려다가 이런! 젠장 주인장 마음을 모로 잘 읽었는지 폭 퍼졌더라! 이젠 더는 얼음 같은 것은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것인지 소리는 윙하며 도는데 얼음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설익은 얼음인 데다가 하마 떨어진 것도 금시 녹아버리니 주걱 손으로 퍼 올리려고 밑바닥 긁어보니 에궁 없더란 것이다. 어쩌꺼라! 내일 아침 일찍 와 달라는데 오전 중으로 가기로 했다.
주인장은 조금 전에 카톡으로 명함과 커피 이야기를 보냈다. 그러니까 대구 어느 집인데 커피를 제법 많이 볶아 판다며 이 집은 어떤지 나에게 물었다. 이 문자를 받았을 때 나는 몽롱했다. 보통 기계가 들어가면 커피를 어디서 구해 쓰겠다며 말씀하시는 분은 잘 없다. 더구나 커피가 나쁘다면 모를까! 맛과 가격이 어느 조건에도 떨어지지 않는데 구태여 다른 커피를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거기다가 아직 거래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를 몇 잔 팔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거라! 이건 뭐지 하며 생각했다. 그러니까 가격에 대한 불만족도 아니며 그렇다고 커피 맛이 없어 그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단지 친구의 말에 명함을 전송하며 커피 볶는 어느 집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도 분간이 안 간다.
단지 13
얼음초콜릿이물렁하다못해텅비었다.초콜릿은동심
어린방에이야기벽돌로꾸며쌓는접착제다.틀이낡아
초콜릿이얇다.시원한팥빙수도시원한모카도심지어
시원한커피한잔도어렵다.밤새물분사하며냉각판만
자꾸키재기한다.너와나사이거리가더욱짧아단단한
초콜릿우르르떨어졌으면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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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