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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자리(작성일 : 2015-06-24 04:01:23, 조회 :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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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잊혀진 사람들      



오래 전 여름 휴가에 가족들을 데리고 사이판 여행을 했었습니다.
그 여행 사진을 옛 컴퓨터 하드에 담아두고 옮기질 않아, 그 사진을 올리지 못해
백일기도란 글에 붙였던 사진을 글 느낌에 맞추어 다시 올림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써둔 글이 호국의 달 6월에 맞을 것 같아, 올려 봅니다.

***
사이판의 한국인 위령비 앞에 섰습니다.

정부의 지원없이 사이판에 사는 교민들이 마음을 모아 세웠다는 한국인 위령비는
가까이 만세절벽이니 자살절벽이니 일본군 최후사령부니 해서, 일본정부와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잘 가꾸어진 곳들에 비해서는 아주 초라해 보였습니다.

함께간 일행들과 묵념을 하는 중에 열대 특유의 스콜이 쏟아지다가 금새 그쳤습니다.
그들을 애도하는 후손들을 보며 그간 복받친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듯 그렇게 비가 쏟아져
내리다가 그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후에 제 귀에는 이명처럼 '어무이...'란 소리가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출발하기 전날 '윈드호커'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사이판 전투를 배경으로 나바호 원주민 암호병을 보호하는 내용으로 엮어진
전쟁 영화였죠.

미국으로 진출한 홍콩의 오우삼 감독에 의하여 미국인 시각으로 만들어진 그 영화에서
미군들의 총질 한번에 서너명씩 쓰러지던 일본군들 속에는 징병으로 징용으로 끌려간 수많은
우리 어른들이 포함되어 있었겠죠. 그 숫자가 거의 3천명 정도였다는데...

죽어서도 대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저 침탈과 박해의 표상인 전범 일본의 병사로만
기억되는 한을 풀기에는 위령비가 너무 초라해 보였습니다.

한분 한분 그분들의 아픔을 어찌 다 살려내어 기억해내겠습니까 마는 그래도 제 귀에 맴도는
그 '어무이...' 소리나마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부끄러운 글 솜씨로 한번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휴가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
<잊혀진 사람들>

밤하늘엔 시린 달이 동그마니 떠있다. 오늘은 별도 몇 보이지 않는다.

'어무이...'
둥근 달에 그려진 어머니 얼굴을 보며 살며시 불러본다. 이어서 남의 집 머슴 살던 아버지와
줄줄이 못먹어 앙상마른 동생들의 얼굴들이 언뜻 떠올랐다간 사라진다.

이밤이 지나고도 살아 있을까...?
양코쟁이들은 시시각각 다가온다는 소문이 들리고 그 소문을 입증이라도 하듯 멀리서 대포소리가
밤 하늘을 건너서 쿵쿵 들려온다.

남쪽에 있던 부대들은 미군들의 함포 사격과 상륙작전에 거의 전멸되어 버렸고, 이 곳에도 머지않아 당도하리라.

이젠 처음 대포 소리를 들으며 느끼던 두려움도 없어져 버렸고 발목에 채워진 족쇄도 견딜만 해졌다.

'쪼르륵...'
저녁에 먹은 주먹밥 한개로 배고픔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나라없는 백성. 태어나면서 받은 동석이란 이름은 없고 야마다란 일본 이름이 가슴에 허술한
바느질로 붙어있다. 조센징...그래 야마다란 이름도 허울에 불과한 것.
나는 언제나 식민의 사람, 조센징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그냥 조센징이었다.

'쿵~ 쿵~'
잠시 졸았던가 보다. 가까이 대포알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화약 냄새가 짙게 맡아진다.
그들의 공격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멀리서 들리던 것과 가까이에서 터지는 포탄 소리는 완연히 다르다.

엄습하는 두려움에 적도의 새벽인데도 온 몸이 덜덜 떨려온다.
참호 속에 소총 한자루 끌어안고 온 몸을 웅크려보지만 땅은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벌벌 떨려오고
바지자락은 어느새 오줌을 지렸는지 축축해진다.

온 천지를 가득 메우던 대포 지원사격이 끝났나보다. 오금이 저려 펴지지 않는 다리에 간신히
힘을 주고 버티고 서보니 참호 밖에는 목불인견. 동료들의 몸뚱이가 갈갈이 찢긴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다리 한쪽이 떨어져나간 악독하기로 유명했던 일본인 조장은 악악~ 거리며
연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 아래 쪽에서 까맣게 밀려오는 미군들.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려고 몸을 돌리니 발목을 묶은 족쇄가 낚아챈다.
개머리 판으로 그 족쇄를 마구 내려쳐본다. 그 족쇄만 끊으면 살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미군이 다가와 내 등에 총부리를 겨눌 때까지 나는 싸울 생각은 염두에도 없이 그저 그 족쇄를
내리치고 또 쳤다. 미친 놈처럼...아니 미쳐버렸다.

그 다음 이어진 한 발의 총성과 내 영혼이 내 몸을 떠나도 못 느낄 정도로...

내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올 즈음 멀리서 손짓하는 어머니가 보였다.

'어무이...'

****
.




산그리고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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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한발의 총성이 족쇄를 향해
쏘았을것이라 상상해봅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싶습니다 나라가 힘이 강해야 국민이 고생안합니다
2015-06-24


사노라면.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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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전쟁이 진행중인 나라가 있지요
사람들은 왜 평화를 버리고 전쟁을 선택하는지
참 싫습니다 전쟁은..
오랫만에 오셨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기다렸답니다
2015-06-24


해정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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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많이도 겼었지요.
대동화전쟁은 어릴때 육이오는
중학교 다닐때 이제는
편안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감사히 머물러 봅니다.

마음자리님!
편안하신 오후시간 되세요.
2015-06-24


저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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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짚니다
어무이~! 오직 한마디 가슴이 절여 옵니다
그래도 고국을 위해 떠났다면 나라위한 명목이라도 위안이 되었을텐데
잔악한 일본인들 생각하면 사람이 아니었을 이무기 같은 일본인들
이제 더 더 부를 이루고 성장하여 우리 조상님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6~25 가 내일 입니다 전쟁은 곧 죽음입니다
다시또 전쟁의 아픔이 없어야 합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큰 경각심을 불러이르켜 주시네요
긴글 단숨에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님 이국 멀리에서 편안하세요 ~
2015-06-24


물가에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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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 일행들과 묵념을 하는 중에 열대 특유의 스콜이 쏟아지다가 금새 그쳤습니다.
그들을 애도하는 후손들을 보며 그간 복받친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듯 그렇게 비가 쏟아져
내리다가 그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후에 제 귀에는 이명처럼 '어무이...'란 소리가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마음자리님 이 대목에서 물가에 울컥합니다
왜놈들 식민지 시절 억지로 끌려가 총알받이가된 고인들 삼가 명복을 빕니다
2015-06-24


마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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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왕과 재상, 장군들과 사람들만을
기억합니다.
그런 업적과 전쟁 속에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희생된 수많은
보통 사람들은 기억해주지 않지요.
그들의 사랑, 아픔, 절망...또한 가볍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그들이 평범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음을, 그래서 우리 또한 역사에 남지 않고 잊혀져가는
그런 사람들임을 자각하며 살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인 우리들의 삶을 더욱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산그리고강님,
저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구원되고
그 구원으로 후손들 이어가며 살아남으셨기를...

사노라면님, 늘 한결같으신 마음으로 반겨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해정님,
물가에님 사진에서 뵌 해정님은 참 젊고 예뻐보이시던데,
믿을 수가 없습니다. 육이오를 중학 시절에 겪으셨다니요.
존경을 금할 수가 없네요. 사진으로 보여주시는 열정과 감성 풍부한 글들...
해정님과 함께 한 공간에서 마음 나눔이 저를 더욱 자랑스럽게 해줍니다.

저별님,
맞습니다.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든 일어나서는 안될 일입니다.
사람이 만든 가장 큰 비극이 전쟁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전쟁 시작에 욕심 아닌 것이 없는데, 그 욕심으로
희생되는 수많은 생명들...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물가에님,
정말 그 비가 그렇게 느껴졌었습니다. 명분도 의미도 없는
남의 나라 전쟁에 끌려가, 가족들 친구들 그리워하며 스러져갔을
힘 없는 나라 백성이었던 그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다시는 아름다운 우리 땅에 그런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2015-06-25


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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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사진이네요~
저 속에 마음자리님도
계시다는 거지요?
글도 잘 읽었어요.
20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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