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 동인 [동인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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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길(작성일 : 2015-03-26 10:48:47, 조회 : 517) 
제목  
  라일락향기는 풍화 중      


굴착기를 부려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 라일락향기를 자른다
40년을 넘게 산 뿌리가 옹골지고도 깊다
작은 떡잎 하나
그 떡잎에서 시작되었을 한 그루의 역사
굉음에 당당하던 라일락이 슬그머니 넋을 놓는다
기다렸다는 듯 굴착기가 단번에 뿌리를 잘라낸다
기억이 잘려나가고
잘려진 기억들은 땅속에 묻힌다

헛헛한 풍경 하나가 생겨난다
한 차례 비가 지나가고
몇 차례의 비가 더 내리고 바람이 지나가고
……그때쯤이면 잊게 될 것이다
라일락나무가 내 마당에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라일락향기가 나를 전율시켰던 감동조차도

그러나 아직은
이 잔인한 4월,
여전히 풍화중이다


金富會
수정  삭제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전원생활이 시를 낳는군요...
굉음, 여기저기 굉음에 라일락 뿐 아니라
많은 것들이 풍화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잔인한지...?		 2015-03-26


오영록
수정  삭제
반갑습니다/ 정원을 손질 하셨군요..
지나는 길// 차한한 얻어 마셔야 하는디요
ㅋㅋ 건강하십시오..		 2015-03-26


산저기 임기정
수정  삭제
아
안되는데
라일락은 볼 수 없어도
바람에 날리는 그 향만은
안타깝네요.
역시 시 맛있게 쓰십니다!
언제나 애독자인 머물다 갑니다.		 2015-03-28


이종원
수정  삭제
라일락 향을 가져오신 갓길 시인님!!
오랫만에 반가운 인사 놓습니다.
봄이 많이 뜨거워졌습니다.
마당에 풍성한 꽃들의 성찬, 엿보고 갑니다.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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