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 동인 [동인 전용]
■ 커뮤니티 ■ 합평방 ■ 흔 적


로그인 

 
이름  
  오영록(작성일 : 2015-06-17 15:53:25, 조회 : 433) 
홈페이지  
  http://cafe.daum.net/dhdudfhr
제목  
  두통의 모양      


두통의 모양



브레이크 패드가 닳았는지 쇳조각 긁는 소리가 났다
끝없는 내리막
귓구멍을 틀어막아도 유스타키오관*으로 들리는 소리
잠시 평지거나 오르막 하나 없는 내리막
브레이크가 터질 것 같아도 발을 뗄 수 없는
급경사

내리막 끝에서 만난 직선도로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가로수 높이가
눈꺼풀 위로 초점을 찍어 달고
우퍼 없이 스테레오로 울어대는 말매미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내리막인 듯
브레이크를 꽉 밟아야 할 것 같은 착각

귓구멍을 막아도 들리는 주파수
두 개의 전깃줄에 참새가 어떻게 옮겨 앉아도
삼각형이 생기는 것처럼
머리를 흔들어도 보이는 삼각형, 삼각형, 삼각형

귀 눈 귀 그 꼭짓점에서도
유리창 파편에서도
깨진 거울에 보였던 삼각형의 이미지들
그 사내의 신과 음낭도
그 여자의 거웃도 삼각형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삼각형이었다.



* 유스타키오-관(Eustachio管)
고등 척추동물의 가운데 귀 고실(鼓室)의 아래쪽에 있는 관. 구강‧인두로 이어지며, 고실 안의 기압과 외기압을 같게 하고, 고막의 진동을 쉽도록 한다.


조경희
수정  삭제
쇠 긁는 소리, 정말 소름이 돋죠
그것도 급경사를 내려오며 듣게 되다니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저런 경험 한번쯤은 다 해보았을것 같아요
두통은 관념인데도 불구하고
경험을 통해 삼각형이라 시로 구체화 해주시니
공감이 갑니다
즐거운 하루 만나십시오^^		 2015-06-18


박커스
수정  삭제
연애의 감정도 삼각형,,,균형을 잡으려는 본능때문에
생기는 모양이 아이러니 합니다,,,오시인님,,,전 여친합니다,,ㅎ
즐거운 한주 주말 되십시요 ,잘 감상했습니다.꾸벅		 2015-06-18


박광록
수정  삭제
유스타키오-관(管)이라는 의학용어를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사람은 평생을 배우며 살다 간다"는 말이 틀린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두통을, 급박한 현재 진행형으로 묘사해 가다가 여러 형태의 모양으로 인식의 방향을 돌려 남녀의 신체구조를 살짝 들먹여 조금은 남살스러운 긴장감을주고선,다양한 감정의 세계를 결국 삼각형으로 귀결되는 시작(詩作)의 기술을 봅니다.
부디 소름 돋히는 쇠소리를 듣는 듯한 두통같은 일일랑 다시는 없는, 아침고요 같은 평온한 일상이시기를 소망합니다.		 2015-06-18


鵲巢
수정  삭제
연필 한 번 들었다가 놓아다가 하며 갑니다. 선생님 ^^!
피타고라스 정리도 생각나고요
오늘 하루 마무리 잘해야겠다는 victory
ㅎ,
잘 감상했습니다. 선생님

꾸뻑^**ㅉㅉ		 2015-06-18


金富會
수정  삭제
비문증도 유행이랍니다..
날파리 같은...아니..
날파리들이 많은 것인지 모릅니다. 실제로...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형님;		 2015-06-19


이종원
수정  삭제
두통의 모양을 형상화시킨 도면 내지는 畵面을 보는 듯 합니다
원이 되지 못한 삼각형이 구형을 향한 마지막 접전이나 교섭중인지도 모르겠네요..
정, 반, 합으로 이어지는 쇳조각 긁는 소리는 끝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오늘, 열심히 괭이질 하시는 날이네요 형님!!! 즐거우시길요		 2015-06-20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3009   발자국이 자란다  [1]     香湖 2015/07/05 392
3008   새벽 숲  [4]     박용 2015/06/30 616
3007   맷돌  [5]     이종원 2015/06/24 697
3006   짓다  [4]     박용 2015/06/21 572
3005   지금은 녹화 중  [4]     香湖 2015/06/19 487
  두통의 모양  [6]     오영록 2015/06/17 433
3002   꽃은 꽃일 뿐 나무가 아니다  [6]     香湖 2015/06/13 485
3001   다리미질을 하다가  [7]     박미숙 2015/06/12 422
2996   오르다  [6]     香湖 2015/06/07 553
2992   유월  [5]     이시향 2015/06/02 557
2991   춘곤(春困)   [9]     이종원 2015/05/28 656
2990   지난 겨울 이야기  [9]     장남제 2015/05/28 526
2987   나무 2  [4]      김용두 2015/05/23 320
2985   유일한 꽃  [3]     한인애 2015/05/20 375
2984   배롱나무 꽃(백일홍)  [3]     한인애 2015/05/20 335
2983   매미 우주로 가다  [2]     윤석호 2015/05/14 314
2979   민들레 우체국  [11]     허영숙 2015/05/04 785
2978   느티나무에게 진료를 받다  [5]      김용두 2015/04/30 478
2977   제비꽃  [13]     조경희 2015/04/29 700
2976   새  [9]     박일 2015/04/28 355
2975   블렌딩 Ⅱ   [18]     이종원 2015/04/27 493
2974   접시 꽃   [12]     박미숙 2015/04/27 452
2972   나는 꿈만 꾸는가 (세월호 추모시)  [5]     윤석호 2015/04/17 440
2971   배터리 인생  [6]      김용두 2015/04/11 540
2969   슬픔 두 배로 즐기기  [9]     오영록 2015/04/07 452
2968   미리 오지 않는 봄은 한겨울 만 못하다  [7]     윤석호 2015/04/06 343
2967   쎄씨봉 증후군  [8]     이종원 2015/04/03 442
2966   손금  [11]     최정신 2015/04/02 696
2964   커피 예찬 7  [10]     鵲巢 2015/03/30 600
2963   힐링 소스  [10]     박해옥 2015/03/30 404
2960   아시잖아요  [3]     윤석호 2015/03/29 324
2959   이 행복한 봄날에  [3]     박광록 2015/03/28 416
2958   슬픈 개  [3]     이시향 2015/03/28 310
2957   *잉글우드를 지나는 아침  [4]     윤석호 2015/03/26 333
2956   라일락향기는 풍화 중  [4]     갓길 2015/03/26 518
2951   바디*  [4]     이종원 2015/03/06 552
2949   부음(訃音) - 고 김종성 시인께 바치는 시  [7]      김용두 2015/02/28 581
2948   봄은 오는데  [5]     오영록 2015/02/26 741
2946   고종명(考終命)  [3]     무의(無疑) 2015/02/26 414
2945   사과나무 아래에서(고 김종성시인 추모시)  [5]     박광록 2015/02/24 490
2944   편지 [고 김종성시인께]  [13]     박미숙 2015/02/22 762
2942   김종성 [삼가 고인에게 바칩니다]  [24]     최정신 2015/02/22 928
2940   닳아가는 손끝  [15]     김종성 2015/02/17 672
2939   타로점을 보는 저녁   [8]     허영숙 2015/02/16 607
2934   무제  [6]     박커스 2015/02/03 475
2933   용주사  [8]     최정신 2015/02/03 823
2931   꿈  [8]     박커스 2015/01/30 494
2930   나쁜 여자  [12]     조경희 2015/01/30 812
2929   휘청 휘는 달  [9]     박일 2015/01/30 440
2928   첫눈  [9]     박용 2015/01/29 367
2927   근황 - 낙엽이 나무에게  [12]     허영숙 2015/01/26 720
2925   나목(裸木)   [10]     이종원 2015/01/22 535
2924   어떤 계보系譜  [16]     金富會 2015/01/21 501
2923   시 창작 법  [10]     박일 2015/01/06 834
2922   등이 따뜻하다  [10]     박일 2015/01/05 663
2921   짝사랑/한인애  [8]     한인애 2015/01/02 587
2920   나를 낚다 / 오영록  [10]     오영록 2015/01/02 500
2918   뽕짝이 걸린 오후  [12]     이종원 2014/12/29 511
2917   우리는 애들  [13]     산저기 임기정 2014/12/24 427
2915   겨울나무  [9]      김용두 2014/12/22 664

1 [2][3][4][5][6][7][8][9][10]..[29]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