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02日
진량에 다녀왔다. 커피 배송 다녀왔다. 이제는 봄이 오는가보다. 날 따뜻해서 입은 옷이 두꺼워 보이고 거추장스러웠다. 학교는 죄다 개학이라 왠지 카페가 분빌 것 같고 바쁠 것 같았지만, 카페마다 조용하다. 가져온 커피 내려놓으며 점장께서 뽑아 준 커피 한잔 마셨다. 이렇게 의례적으로 마시는 커피도 하루에 제법 되다 보니 얼굴에 홍조 현상까지 이는 것 같다. 조금 화끈거리며 붉다. 매장마다 돈 쓰임이 모두 빠듯해서 사는 데 바쁘기만 하다. 다니는 곳마다 시장 경기 운운 안 하는 곳이 없었다. 어느 거리에 어느 집은 카페 내놓았더라! 얼마 내 놓았다는데 본부장님, 제가 또 전화해 봤다 아입니까! 그런데요, 터무니없이 비싼 거 있죠. 그래서 맞장구치기도 한다. ‘얼만데요?’ 부르는 금액을 듣고 나면 역시나 비싸다. 카페는 아직 여는 곳 많아도 닫는 곳은 없다. 그러니까 주인 바뀐 곳은 있어도 폐점은 그리 많이 없는 것 같다.
본점에 혜정이가 왔다. 혜정이는 작년, 조감도 압량에서 일한 바 있다. 1년은 못 채웠지만 한 해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 선생께서 전화를 넣었다. 시지, 애견카페가 생기는데 일할 의사가 있는지 싶어 물어본 것이 이렇게 본점에 오게 된 것이다. 혜정이는 강아지를 참 좋아한다. 오늘도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집에 강아지 한 마리 더 늘었어요 하며 얘기한다. 곧 개업할 애견카페에 아마도 이번 달에는 기계가 들어갈 것 같다.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해도 다음 달은 되어야 해서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 하지만 혜정이는 다른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하니 마음에 썩 내키지 않나보다.
언덕에 작은 카페, 카페 조감도
봄 오면 카페에 와 봄 찾아오면
새싹처럼 놓여서 기다릴게요
나물처럼 산뜻한 커피 드려요
아지랑이 언덕에 카페 조감도
지저귀는 새소리 하늘 날아요
새처럼 하늘 보며 카페에 앉아
하늘과 땅 꽃 보며 커피 마셔요
압량에 있을 때 ‘세빠’ 왔었다. 이번 달 음악회에 관해서 서로 논했다. 세빠가 개업한 지도 1년이 넘었나 보다. 작년 1월보다는 올 1월 매출이 더 낫다고 했다. 그러니까 옆이고 앞이고 작년에 비하면 카페는 더 생겼지만 말이다. 바로 앞에 건물을 새로 건축하면서 1층에 카페가 입점해 있는데 간판은 없어도 커피는 파는 것 같다며 얘기한다. 건물을 팔기위해 커피전문점을 임시로 운영하는 것 같다며 얘기하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하며 맞장구쳤다. 작년이었던가! 부동산 중개업 하는 분을 도와 카페를 내어 드렸는데 불과 5개월, 아니 4개월도 운영하지 못했다. 건물이 팔렸기 때문이다.
하루살이 육백 년 어떻게 알까
봄 가을 여름 겨울 사계도 몰라
시대의 통찰력은 읽어야 하니
읽어서 깨달으니 하루 보아라
사동에 있을 때 ‘세종대왕 실록’ 읽다. 사람이 나고 죽고 시대가 바뀌며 이룬 업적을 본다. 두꺼운 책 한 권 읽으니 여러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여러 선비의 삶을 읽다가 금방 가는 인생 어떻게 보내야 할지 조금 깨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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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