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21日
맑았다.
오전, 본점에서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10여 명 정도 참석하셨다. 청도 가비와 시지 우드테일러스 카페를 소개했다. 이 카페의 주인장은 모두 나이가 좀 있으시어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꿈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기에 예를 들어 희망을 심었다. 그 외에 커피를 제대로 알고 가게를 하면 가게 운영도 쉬울 뿐 아니라 커피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니 일을 하면 재미가 있고 즐겁게 할 수 있어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실지로 이 두 카페는 영업이 잘 될 뿐 아니라 카페를 함으로써 삶의 즐거움을 이룬 곳이다.
교육생 한 분께서 집에 핸드밀을 선물 받았다고 했는데 분도 조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어 질문 있었다. 본점 바(bar) 위에는 본보기로 핸드밀 종류별로 있음인데 그중 하나를 가져와 친절히 보여드렸다. 그러니까 핸드밀의 꼭지에 볼트를 풀어 고정 핀 꺼낸 뒤 그것을 거꾸로 뒤집어 넣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분도가 조밀하며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분도가 굵어짐을 눈으로 확인시켜 드렸다. 조립은 역시나 역순으로 다시 넣으며 볼트를 조이면 된다. 고객께서 보시고는 아주 신기하게 여겼다. 교육 끝나고 가실 때에 서버와 드리퍼와 핸드 밀을 사셨다.
교회에 도예 하시는 이 씨 자매가 왔다. 동생은 도예를 하며 언니는 댄스를 한다. 두 자매가 미모로서는 아주 출중하다. 그중 동생이 미모뿐만 아니라 말솜씨나 세상 보는 안목도 더 뛰어나 보인다. 대화를 더 나누어 보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언니도 5월 중으로 댄스교습소에 에스프레소를 다룰 수 있는 주방을 만들겠다며 얘기했다. 거기에 들어갈 기계를 오늘 계약했다. 새 기계 들어가기에는 자금이 여의치 않아서 중고로 하기로 했다. 서비스 시장이 점점 두터워 가는 모습을 본다. 그러니까 나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 커피를 소통의 장으로 이끄는 하나의 마케팅 일환이다. 이 씨(동생)는 주방에 필요한 각종 소스와 시럽 그리고 허브 관련 제품을 사가져 갔다.
오후 2시, 조감도에서 시집발간 축하연을 했다. 시마을 대경지회 수류 손성태 선생님이다. 수류 선생은 경북 의성분으로 경북대 사범대 졸업하시어 제16회 공무원 문예대전 시 부문 최우수 금상을 받아 등단하셨다. 시인의 첫 시집으로 ‘물의 연가’다. 이번에 대경지회 회장직까지 맡으셨다. 전 회장은 시마을 동인으로 박용 선생께서 맡았다. 박용 선생께서 축하 말씀을 시인의 시 낭독과 더불어 시인의 마음을 조목조목 말씀 주심에 인상 깊었다. 오늘 사회를 보신 선생은 장현수 시인께서 보셨으며 축하 시 낭송은 향일화(전명숙) 선생께서 해 주셨다. 시 낭송을 들었을 때였는데 아! 역시 프로는 다름을 느꼈다. 선생의 목소리가 반주가 없어도 운을 타며 그 운이 마치 솔개가 큰 날갯짓 없이 타는 바람과 같아서 자리 앉은 모든 시인이 감상하기에 큰 감동이 일었다.
경산에 흥곡 선생(김종식)외 다수 시인께서 오시었는데 일일이 이름을 다 적을 수 없음이다.
축하연은 다 보았으나 식 끝마치고 여러 시인과 함께하는 자리는 있지 못했다. 영천과 분점에 커피 주문이 있어,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날이 아주 따뜻했다. 낮은 무려 20도가 넘어 덥기까지 했다. 목련이 갓 피려는 것을 보았고 어느 곳은 개나리는 아닌 것 같은데 노란 꽃나무를 보기도 했다. 봄이 오고 있었다.
오후 7시 조감도에서 음악회를 했다. 오늘 무대를 이끄실 분은 ‘신동화’ 보컬리스트다. 전에 개업식 때 한 번 초청한 적 있다. 그때는 음향을 맡으셔 이 분의 말솜씨나 노래솜씨를 보지 못했다. 오늘은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참석한 손님께서는 모두 만족한 듯 재밌어했다. 방송계에 일하는 사람으로 TV에 자주 나오는 분은 아니나 여러 무대를 종횡무진 다닌 경험이 있다. 음악회를 기획하는 세빠와는 군대 동기며 나이는 서른이다. 몸매가 다소 뚱뚱해서 연예계에 나서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말은 그침이 없어 사회 보는 것도 뛰어나며 군중을 다루는 솜씨가 다분했다. 나는 자리에 앉아 토크쇼를 즐겼지만, 나중에 직원들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모두 시끄러웠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름으로 음악회가 성공적이었음을 여긴다. 모두 인상 깊게 자리했을 것이다.
꽃이 좋고 그름이 따로 있을까
그대 색깔로 보는 세상 관점이
독특한 양식이라 뜻을 세우니
한 치 흔들림 없는 풍을 만들라
오늘 아침만 먹었다.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시집축하연 때 떡 두서너 개, 음악회 때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김 씨가 애인이 생겼다며 애인이 김 씨께 준 여러 샌드위치 중 그중 한 개를 얻어먹었다. 사동은 오 선생이 마감했으며 압량과 본점은 직접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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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