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4月 02日
흐렸다. 오후 비 왔다.
인류 역사는 인간이 걸어왔던 각 시대를 반영하며 이룬다. 하루 역사는 한 시간이 모여서 이루어지며 한 시간 역사는 각 1분이 모여서 이룬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는 것은 오늘로서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함이다.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걸어야 할 것인지 어떻게 진행되어 갈 건지 생각해보게 한다.
대구에서 커피 사업하는 모 카페(M)에 다녀왔다. 경산서 출발하면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이 업체는 필자와는 비슷한 시기에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필자는 처음은 인스턴트커피 일에 날품팔이로 시작했다면 M사는 처음부터 원두커피 시장을 공략하며 그나마 반듯한 가게와 직원도 한두 명쯤은 있었다. 필자는 반듯한 가게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구멍가게 하나 갖춘 것은 사업 시작한 일로 오 년이 지난 후였다. 지금의 M사는 우리의 자본 몇 배를 갖췄다. 직원 수도 배며 하루 매출도 몇 배가 된다. 오늘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유통 부분만 따로 이전했다기에 한 번은 찾아보아야 해서 들린 것이다.
영업장 보시는 사모님과 커피 한잔 했다. 작년에 인수한 체인점 하나 있다. 지금은 직영으로 운영한다고 했는데 사동 조감도와 평수는 같으나 매출은 두 배다. 인건비는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유통 부분을 따로 떼기 전에는 성당동에 자리했는데 이곳은 교육만 다룬다고 했다. 교육도 대구시장과 경산과는 확연히 비교되었다. 자본주의 경쟁사회에 살아남으려면 자회사를 많이 만들어야 함은 분명한 경영원리다. 소비자께 직접 판매보다는 지역별 점을 확보하며 브랜드전략으로 파고드는 것이 오히려 상승효과가 더 크다. 하지만 이것도 대단한 배포排布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상대의 성공인자를 발굴하며 이끄는 것도 중요하며 아예 능동적이며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 사람과 일을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니 교육이 필요하다.
시장도 중요한 것 같다. 작은 마을보다는 시가 시보다는 더 큰 도시가 사업을 이루기는 더 쉬우나 경쟁도 만만치는 않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을 어떻게 형성하며 유지하는지 그 자본을 어떻게 확장해나가는지 또는 나가야 하는지는 경영자의 몫이다. 경영자라 해서 특별한 사람은 따로 없다. 우리는 모두 경영자다. 그러니까 경영자 자질을 따로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큰 도매상 집도 작은 구멍가게에서 시작했으며 지금도 작은 구멍가게에서 새로 시작하는 집도 무수히 많다. 그중 큰 도매상 집이나 큰 업체로 발돋움하는 집은 백에 하나다. 경쟁사회에 어느 업체든 경쟁에 예외는 없기에 큰 업체든 작은 업체든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큰 업체가 자본의 힘에 더 눌리는 경우가 더 많다. 시장은 군소난립이라 특정 종목으로 인맥을 다지며 수요와 공급망을 다지는 곳이다.
체인점 시대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위축된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체인점의 이점을 살릴 수 없는 곳이 영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샵인샵과 지리적 이점을 겨냥한 특정 시장은 아직도 많다. 하지만 요즘만큼 개성이 강한 시대도 없어 모두 1인 기업가로 개인 카페로 시작하는 곳이 더 많다. 기존의 큰 업체도 이제는 체인점 위주의 경영보다는 개인 카페로 내는 경우가 더 많고 직영점 위주로 가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개인의 역사를 만드는 곳이 이 시장이다. 국밥집을 차리든 커피집 차리든 나의 일을 한번 시작해보라! 때는 항상 준비한 자에게 온다. 막무가내 좋은 일이 펼쳐지지는 않는다. 그 시장에 내가 존재하며 나의 역할을 증대하면 분명 좋은 장소가 나오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 기회를 제대로 포착해서 완벽한 경영으로 이끄는 것도 바로 나 다. 많은 사람과 탄탄한 인력을 구축하는 것도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말과 글은 어찌 보면 쉽다. 이러한 경영의 일기는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시장은 항상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살아남으려면 그 어떤 처세에도 강해야 한다.
오전에 영천 해오름에서 다녀갔다. 옥곡동, 삼풍동, 시지 카페에 다녀왔다. 저녁부터 새로 들어온 책 ‘백양의 중국사’ 읽기 시작했다.
詩
척척 봄비 내리네 촉촉 꽃 젖네
촐촐 흐르는 마음 축축 씻네만
씻어도 씻지 못할 하늘 뜬구름
빵같이 뭉쳤다가 끊어졌다가
사동에 머물 때였는데 바람 소리가 요란했다. 마감하고 나오는데 바람이 몹시 분다. 그런데 찬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바람이었다. 그 느낌이 훈훈한 구들방에서 폭 덮은 이불 같았다. 몸이 아주 가벼웠는데 공포심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다. 깜깜한 밤바다가 따로 없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판도 이웃집 상가도 앞에 여러 집도 불이 다 꺼졌다. 가로등과 간혹 지나는 차폭 등만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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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