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16日
맑았다
큰 카페 작은 카페 논하지 마라
일 바르고 관심이 좋은 카페다
더 나아가 철학이 반듯한 카페
맛과 풍류 곁드니 외롭지 않다
오전,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다녀왔다. 설전이었다. 엔진 부위에 부동액이 약간 흘렀는지 다른 부위와 확연히 다를 정도로 탈색되었는데 알고 보니 부동액 관이 찢겨 있었다. 지금은 또 새지는 않지만, 이 부위를 갈아야 해서 부품 신청을 해 놓은 적 있다. 하지만 신 부품이라서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만 한다. 근 한 달이 다 지났는데도 일 처리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본점에서 이 씨와 상담했다. 다음 달이면 강 선생이 창업하여 나가게 되었으니 이 씨께 일을 부탁한 바 있었다. 지난주 주말 문자를 받았는데 집에 가족과 상담해서 결과를 이르겠다고 했다. 오늘이다. 물론 문자를 받았을 때 이미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씨와 상담할 때였는데 눈빛이 마치 천만 대군을 안고 있는 듯했다. 이 일로 오 선생과 여러 가지 상담을 했지만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본점이면 그리 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여러 실습생이 지나니 함께 공부하기에도 좋은 장소임에도 하지 않겠다고 하니 내가 덕이 없나 보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 온 것처럼 날 따뜻했는데 본점에 잠시 앉아 있어도 추위를 못 느꼈다. 언제나 본점 문 열기 전에는 햇살이 먼저 들어와 있다. 들어오면 서재에 닿아서 많은 얘기를 한다. 오늘은 허브처럼 그 햇볕 받으며 잠시 앉아 있었다.
병원 두 곳, 분점 한 곳, 대구대 천 씨 가게 커피 주문 있었다. 모두 서 부장이 다녀왔다. 한학촌에도 뒤늦게 커피 주문 있었는데 서 부장이 다녀왔다. 한학촌은 개학하고 나니 확연히 표가 날 정도로 커피 매출이 많다. 이제는 체인점보다 개인 카페가 나의 커피를 더 많이 써는 시대가 되었다.
본점에서 조회했다. 구 선생과 강 선생께 월급명세서를 건넸다. 그간 일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본점의 역할이 실은 많이 줄었다. 줄은 만큼 수익도 매우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것에 맞게 인건비 조정도 작년 말부터 시행했지만, 이건 본점을 살리기 위한 나의 자구책이었다. 그래도 여기 근무하는 직원은 어느 체인점보다도 보수가 많고 대우 또한 확실하다. 모 점에 일했던 김 씨와 이 씨는 본점보다 월급도 적었지만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하기야 커피 전문점에 일한 사람은 대다수 퇴직금이라는 허울 좋은 명세도 못 받지만 받는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다. 각 점 사장의 인품이 문제가 아니라 경제가 그렇다. 과열경쟁에 과다한 커피 전문점의 실세에 경영은 맞추기 어렵다.(그러므로 정부는 최저임금제를 시행한다)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대부분 임시고용이다. 하지만 우리 본점과 조감도에서 일하는 직원은 정 직원과 임시고용으로 나뉜다. 정 직원으로 일하시는 분께는 수당과 퇴직금 모두 지급하고 있다. 참으로 힘 드는 것은 매출이 그에 맞게끔 따라야 하지만 실상은 어려운 것이 문제다.
카페의 더 나은 영업방향을 위해 오 선생과 대화를 나누었다. 정문 사장께서 교육받으시는 그 카페 이야기도 하며 모 점처럼 카페 매각에 관해서도 상의했다. 한비자가 그랬던가! 집안에 하찮은 일도, 있으면 굶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직업이 커피고 배운 것이 도둑질인데 어찌해야 하는가!
아무리 어렵다도 살 길은 있네
솔가루와 쌀가루 섞을지언정
걸어서 일전 뛰어 이 전은 받네
세상 다 조용한데 나만 웃기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는 아냐
탱탱 라면도 좋고 국수도 좋아
날 좋고 비가와도 카페가 좋아
한 목숨 끌며끌며 에라 마 가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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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