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06日
맑았다. 복숭아 나뭇가지가 꽤 물이 올라 새파랗다. 곧 터질 것 같았다.
뽝찍뽝찍 간 커피 한잔 내려요
이른 아침 깨운 꿈 산뜻합니다
뜨거운 하루 열정 생각합니다
빠득빠득 재껴둔 일 채웁니다
아침 일찍 광고대행업체에서 사동에 다녀갔다. 실내에 현수막 걸대 작업을 했다. 안지름으로 폭 900에 길이 4,050이다. 기둥 보에다가 앵커볼트 작업하여 꽉 조였다. 행사할 때면 그 내용을 현수막에 적어서 끼어 걸어 놓으면 고객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현수막 걸대 작업한 분은 진량 사람이다. 예전에 옥외광고협회에서 일했다고 했는데 그때 집사람을 보았다고 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은 옥외광고협회에 들러 시내곳곳 현수막 광고를 이용한다.
오후, 배송 나갈 물건을 챙기다가 그만 손가락뼈가 댈 정도로 칼로 그었다. 급한 일도 아니건만 서툴게 처리하다가 도로 상해만 입었다. 피 철철 났는데 휴지로 몇 번 닦아내고 대일벤드로 둘러 짜 매었다. 칼이 살 깊숙이 지나갈 때는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 순간 아차! 잘렸다는 느낌만 들었다. 손가락을 살짝 구부리니 살이 벌어지면서 피가 나왔는데 그때부터 따끔한 통증이 오는 것이다.
사동 분점, 사동 직영점, 청도 가비, 영천 분점은 서 부장이 커피 배송 다녀왔다. 옥곡 분점은 직접 다녀왔다. 얼마 전에 설치했던 교회, 기계를 봐드리고 옥곡에 갔는데 모 점장을 길에서 뵈어 반가웠다. 애들 학용품 사기위해 잠시 나왔다고 했다. 이 집 아이가 우리 집 둘째와 학년이 같다. 오늘은 하늘도 맑고 날이 많이 풀린 듯해서 꼭 봄이 온듯하다. 화창하며 따뜻했다.
조감도 사동에 가구를 다루시는 사장께서 다녀갔다. 소파 하나가 파손되었는데 수리 넣은 바 있다. 사장께서 직접 오셨다. 사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이거는 사람이 앉아서 파손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나는 거저 고개만 끄덕거리며 사장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어쨌든 수리해서 다시 가져다 놓겠다고 했다. 안의 직원 말로는 어느 나 많은 분이 앉으시다가 ‘퍽’하는 소리와 무너졌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인사사고가 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흥곡 김종식 선생께서 ‘난’ 축제에 참가하셨다. 난 화분을 선물하고 싶다며 전화 주셨다. 사동에서 꽤 가까운 거리라 잠깐 들렀다. 선생께 물었다. 난 대회에 입상하면 큰 상품이 있는지 하며 말씀드렸더니 대상 말고는 없다고 했다. 그저 동호인으로서 즐기는 무대며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다. 선생께서 내일 오시라며 말씀 주셨는데 아내와 잠깐 인사차라도 들려야겠다. 선생은 전에도 난 화분 하나를 나에게 선물하신 적 있다. 나는 그 난을 지금껏 잘 키우고 있다지만, 물만 줬지 별달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받은 난까지 모두 두 개다. 이번 것은 꽃도 참하게 피었다.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부산에서 귀한 손님 한 분 오셨다. ‘커피 향 노트’ 읽으신 어느 독자였다. 올해 춘추가 오십 여덟, 남편과는 사별했다. 분양받은 상가가 있다. 열 평이라 말씀 주셨는데 그 옆 상가도 얻을 수 있다고 하시었다. 커피에 관해서 많은 말씀을 드리지는 못했다. 압량에 가야 할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근래 지은 책 ‘가배도록’을 선물로 드렸다. 아마도 읽으시면 커피에 대해서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렸다. 아주 고마워했다.
카페에 왁자지껄 서로 앉아서
풀며 가는 얘기꽃 피어나가지
바위 같은 하루가 부서 내리지
텅텅 비운 잔 바닥 하늘 바라지
다 떠나간 빈 카페 홀로 앉아서
시간은 바삐 흘러 자정입니다
거친 하루 피나는 노력입니다
말 마소 거저 도는 일과입니다
모 고등학교 선생님들 옆집에서 회식이 있었나 보다. 회식 끝나고 모두 카페에 오셨는데 1층이 모두 선생님들이었다. 순식간에 주방이 바빴는데 그중 몇몇 선생님은 여기가 술집으로 착각하여 술을 주문하시거나 옆집과 교류하여 술을 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여기는 카페라며 분명히 말씀드렸다. 하지만 어느 선생님은 술을 반입하여 들어오셨는지 물컵에다가 따라 마신 것 같다. 알면서도 거저 눈감아야 했다. 직원이 조금 난감해했는데 가실 때는 또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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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