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11日
맑았다. 바람이 조금 줄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단일 종으로 볶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콩으로 배합하여 볶는다. 커피 볶는 기술도 한 종류씩 볶아 섞는 방식이 있고 미리 여러 가지 콩을 한꺼번에 섞어 한 번에 볶는 방식이 있다. 요즘은 대체로 후자를 많이 택하는데 이는 색깔이 고르며 모양이 다소 일치하며 작업방식이 수월한 것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왜 이렇게 섞어야 하는가 하면 커피는 단순한 어떤 맛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융합적이며 오묘한 맛으로 라떼의 밑바탕에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라떼 아트의 필수요건인 끄레마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끄레마란 에스프레소 커피를 뽑을 때 위에 뜬 커피 기름성분을 말한다. 그래서 어느 집은 아라비카 커피, 여러 나라의 산출한 커피를 고루 섞기도 하며 여기다가 로부스타 커피를 일부 섞는 곳도 있다. 로부스타를 섞을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과 거친 맛이 나 커피 맛을 떨어뜨리게 된다. 우리 카페리코 커피는 100% 아라비카 커피만 고집하지만, 어느 집은 로부스타를 섞는 곳도 있어 각설하지만, 로부스타를 넣는다고 해서 크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커피의 맛은 고루 나야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 잔의 커피도 이런 융합적이지 못하면 맛이 떨어지듯 일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이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어느 일도 추진하기는 어렵다. 어느 집이든 일만 하는 집은 없다. 직장은 놀이터나 다름없어서 마음 맞지 않으면 한 시간도 함께 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먼저야 한다. 백범일지에 나오는 말이다.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에 관한 내용이 있다.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미모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고 건강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이 후하면 덕이 쌓이니 외롭지 않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대표는 직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직원은 대표의 처지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본점에서 상담했다. 학교 후배다. 커피 향 노트를 읽으셨다고 했다. 어제도 전화를 한 번 주신 분이었다. 화원에 조그마한 가게를 인수했다고 했는데 경영에 관해서 이것저것 질문 있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이었는데 커피에 관해서는 잘 모르시는 듯했다. 커피 가게는 2년 된 카페며 오십 대 부부가 하시던 것을 인수했다. 나는 하루 매상을 여쭈었고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지 물어보았다. 커피 시장이 커졌다는 것은 커피에 비전을 두고 뛰어드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커피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커피 전문점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의 가장 큰 이유는 마시는 음료를 다루며 대화며 여유며 소통의 장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젊은이여! 꿈을 가져라! 한 잔의 커피에 그대의 꿈을 담아 마셔라! 가슴 깊이 폭 적셔 보아라!
구두 한 켤레 샀다. 지금 신고 다니는 구두는 3만 원짜리다. 꽤 오래 신었다. 실밥이 터지고 구두끈 묶는 부위, 그러니까 혀 부위가 터져, 걸으면 헤 벌어진다. 아래, 고향 친구들 만날 때였는데 병원 들어갈 때 좀 부끄러웠다. 아무리 외모에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구두가 시원찮으니 주눅이 들었다. 근데 구두 가격이 조금 내렸다. 2만8천이다. 호! 간단히 클릭했지만, 왠지 기분은 좋다.
세탁소에 가 맡겨놓은 옷도 찾았다. 세탁소 가는 길이었는데 세탁소 앞은 사거리다. 마침 그 순간 차량 접촉사고가 난 건지 견인차 한 대 와 있었고 도로바닥은 자동차 파편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사람들은 우! 나와 구경하며 있었고 그중 세탁소 사장도 나와 서 있었다. 차 사고 났던 가봅니다. 하니까 방금 났어요. 한다. 소형차 모닝과 비슷한 차량이 서 있었는데 앞범퍼가 완전히 없어졌고 그 앞차는 무슨 찬지는 모르지만, 대수롭지 않았다. 옷 찾아 왔다.
추운 겨울은 가라 빨리 가라고
바람은 저리 불고 산 꿩은 날고
따뜻한 봄은 오라 빨리 오라고
바람은 이리 부나 산 꿩 또 날고
산 꿩이 많은 동네 카페 조감도
카페 좋아 모였나 이길 저 길에
카페 오라고 다들 빨리 오라고
꿩꿩 쫓는 봄 다시 쫓으며 꿩꿩
*각주
子曰 德不孤 必有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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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