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4月 04日
오전 아주 맑았다. 오후, 비 왔는데 빗방울이 제법 굵었다.
커피 토요 문화강좌 열었다. 새로 오신 분은 없었으나 꽤 많은 분이 오셨다. 커피가 어떻게 해서 발견 되었는지 카페에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는 어떤 종인지 왜 이 이름이 붙었는지 설명했다. 유럽에는 카페가 어느 나라에 언제, 최초로 카페 문을 열었는지, 우리나라는 커피가 언제 들어왔으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관한 설명을 아주 간략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정식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며 토요 커피 문화 강좌는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도 친절히 설명했다. 창업하게 되면 어떤 절차를 밟으며 기계는 얼마쯤 하는 것인지 그리고 커피 시장은 얼마나 발전 되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갈 것이며 우리가 이 시장을 두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또 그 역할에 충분히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오늘은 에스프레소 교육이다. 구 성택 선생께서 애써 주셨다. 참석한 한 분 한 분 교육 진행과정을 보았다. 모두 기계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더구나 그라인더로 커피를 분쇄하며 한 잔씩 추출하는 모습은 모두 처음 겪는 일이라 사뭇 진지해 보였다. 어떤 분은 에스프레소 한 잔 뽑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아메리카노로 드시는 분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에스프레소 맛을 즐기기 위해 컵에 고이 받으시는 분도 있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1시가 지나서야 마칠 수 있었다.
집에서 라면 끓인다. 아내, 오 선생은 애들 데리고 어디 간다고 했다. 나는 점심 먹기 위해, 라면 끓이는데 아이들이 바깥나들이 준비한다. 아내가 함께 가자고 한다. 오후 일이 많아서 거저 다녀오라고 했다. 둘째 녀석은 라면 꽤 좋아한다. 혼자 먹기도 그렇고 해서, 라면 먹을래 했더니 아무런 말 없다. 라면은 귀한 음식도 아니지만, 고급음식도 아니다. 가벼운 땟거리지만 맛은 어찌 보면 최고다. 영양가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간편하고 해먹기 쉬우니 또 밥맛없으면 최고다. 수프 하나면 맛을 꽤 우려내기도 해서 쫄쫄 탱글탱글 먹을 수 있으며 폭 퍼지기 일보 직전 촉촉 먹어도 그 맛은 일품이다. 두 개에 수프 하나면 대만족, 부족한 장맛은 김치 곁들어 넣으면 더할 나위 없는 맛을 낸다. 물론이다. 라면 두 개에 김치 조금 넣고 달걀 하나 톡 깨서 넣는데 라면 다 되었다. 라면하면 시인 김 수영 공자의 생활난이 생각나고 김영남의 정동진역 생각난다. 한 젓가락 올리는 데 자꾸 아이가 본다. 둘째 녀석은 애써 머리 감고 나온다. 야! 라면 먹자. 네. 맏이는 오로지 방바닥 전 부치며 조그마한 액정판 보기 바쁘다. 무엇이 들었는지 통 공부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제는 지쳤다. 책이라도 보았으면 싶은데 책하고는 영 거리가 멀다. 아무튼, 라면 먹고 일 나간다.
대구 한의대 한학촌 가는 길이었다.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야유회나 영화 보러 가자고 했는데, 가자고 했는데 말이다. 몇 군데 커피 배송도 있지만, 가족 모두 함께 움직이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라서 아이들 데리고 다녀오시게 했더니, 자꾸 마음 안쓰럽다. 그러니까 아내는 아이들 데리고 어딘가 갔다. 한학촌 오르막 오르는데 길가 양가로 벚꽃이 어찌나 피었던지 정말 아름다운 봄 길이 따로 없다. 목련도 꽤 피었는데 꽃잎이 하얗게 떨어져 있기도 하다. 마치 어제 본 목련처럼 봄은 이렇게 빨리 왔다가 빨리 가며 또 이렇게 나에게 왔다. 주문받은 커피를 내려주고 다시 이 길로 천천히 내려간다. 눈송이 같은 벚꽃잎 날리며 내려갔다.
날씨 흐리더니 빗방울 한두 방울 보인다. 진량에 들러 기계 수리하고 나오니 비 내린다.
죽죽 내리는 봄비 꽃 떨어질라
꽃 핀 날 얼마라고 봄비 내리냐
애써 맺은 꽃잎들 더한 꽃잎들
오며 가는 손 뚝뚝 애꿎은 봄비
우드테일러스 카페에 다녀왔다. 우드테일러스 카페 사모님 만나 뵙고 인사드렸다. 요즘 상황은 어떤지 물으신다. 3월은 그나마 경기 풀린 듯했다. 사월 들어 위축인데, 요 며칠 사이 매출 부진한 것은 뭐 때문인가! 주스 자몽 한잔 마셨다. 이제 여기는 자몽이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손님도 이 주스 한잔 마시기 위해 찾아오신다. 단골이시거나 다른 여타 손님도 주위를 보며 이 주스를 마시면 덩달아 함께 주문한다. 자몽을 한 달에 근 10박스 이상 쓴다. 가게 들어가면 입구에 작은 로스터기가 있고 그 옆에 진열장이 있는데 진열장 옆에는 늘 자몽 상자를 몇 상자씩 재어놓는다. 자몽 벗기는 것도 꽤 일이다. 아무튼, 자몽 주스를 한잔 마셨지만, 여기까지 꾸벅 졸며 온 나의 안색이 삭 가버리고 말았다.
시지 애견카페에 다녀왔다. 커피 주문 있었다. 에스프레소 들고 간다. 카페는 광장 앞에 7.8층 되는 빌딩, 5층에 자리 잡았다. 약 오십여 평 된다. 물론 여기도 커피와 다른 기타 주스나 빵 같은 것도 판다. 일반 카페와 같이 있을 거는 다 있다. 오늘 재미난 것은 강아지들이었다. 푸들 종이지 싶은데 거의 강아지들의 운동장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이 카페에 들어갔을 때 이미 뛰어노는 강아지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도 재미나는 볼거리였다. 이 애완견의 주인장은 거저 자리에 앉아 창밖의 너른 세계를 보며 차 한 잔 마시며 즐긴다. 강아지들의 옷도 있으며 강아지들이 가볍게 누울 수 있는 보(褓)도 펼쳐져 있다. 한마디로 카페는 맞는데 애완견 주인장을 위한 카페나 애완견을 위한 카페이거나 둘 다 맞다. 뛰어노는 강아지들, 모습을 보니 여간 발걸음 떼기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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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