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3月 07日
아주 맑았다.
봄이 왔네 봄 왔네 작은 카페에
통통 튀며 반기는 어서 오세요
고운 햇살 문 열며 들어오시네
카페 좋아 맛좋은 커피도 좋아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부산에서 올라오신 분 두 분 계셨다. 시지 애견카페 사장도 오시고 그 외 여러분과 함께 에스프레소에 관한 강의와 실습 있었다. 구 성택 선생께서 수고해 주었다. 봄이라서 그런지 사람 마음도 풀리는가 보다. 대구에서 전기관련업 하시는 사장이다. 사는 집을 개축한다고 했다. 집 1층을 카페로 만들고 있다며 말씀을 주셨다. 애견 카페 사장께서 질문하셨다. ‘선생님 커피 맛에 관해서 조금 알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맛에 크게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에 합당한 답변을 드렸다. 커피 맛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단맛과 신맛, 쓴맛과 떫은맛,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이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짠맛과 매운맛이 있겠죠. 우수한 커피는 대체로 신맛과 단맛이 나는데 이를 흔히 감칠맛이라고 하죠. 어떤 사람은 커피 맛에 신맛 나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음식 신맛에 민감해서 오는 영향이겠죠. 하지만 커피는 이 신맛이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 고급 커피인지 분간하게 됩니다. 이 맛에 영향이 가는 근본은 역시나 커피겠죠. 그러니까 생두가 좋아야 합니다. 묵은쌀로 밥을 짓는 것과 햅쌀로 밥을 짓는 것과 차이입니다. 생두에도 크게 세 종류로 분간합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와 라이베리아 종이 있는데 이들의 가격 차이도 큽니다. 아라비카 커피가 로부스타 커피보다 두 배 가량 비쌉니다. 웬만한 커피 전문점은 이 아라비카 종을 사용한다고 보아야겠죠. 어느 집은 상술로 로부스타 쓰는 집도 있을 겁니다. 특히, 인스턴트커피쪽에는 흔히 사용하기도 하죠. 그럼 에스프레소 커피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커피 추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드립과 에스프레소죠. 살코기를 먹는 것과 비계가 적당히 섞인 고기를 먹는 것과의 차이가 납니다. 그럼 여러분 좋은 경험을 가지시고요. 커피도 감칠맛 나게 경험을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아내랑 경산 난우회에서 개최하는 난 축제에 다녀왔다. 흥곡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인사드렸다. 선생께서는 난을 취미로 두신 지 근 이십 년 가까이해 오신 것 같다. 오늘은 난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재배와 보급에 관해서 말이다. 지금은 취미로 하신다지만 앞으로는 보급에 관해서도 조금 더 신경 쓰시겠다. 여기서(시민회관) 가까운 곳에 가 흥곡 선생님과 아내와 더불어 식사 한 끼 했다.
경산문인협회 총무 맡고 계시는 박 선생님과 정 선생님 오셨다. 문인협회 활동에 관한 말씀을 주셨다. 조감도에서 커피 한잔 마셨다. 서로 얘기 나누다가 화장실 가려고 일어섰는데 계산대에 장 사장 있지 않은가! 오래간만에 뵈어서 인사 나누었다. 내일 결혼식이니 어지간히 바쁠 텐데, 친구 내외와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걸으실 이 씨도 와 있었다.
압량에 머물 때였는데 사동 조감도 손님께서 오시어 이것저것 나에게 물었다. 연인이었다. 저쪽 사동 조감도와 이곳과 같은 뎁니까? 주인이 같으냐고 묻는 것 같았다. 학생 같아 보였다. 모두 본점 직영점입니다. 했더니 또 묻는다. ‘본점은 어디에 있어요?’ 여기서 가까운데 임당동에 있어요. 했더니 또 묻는다. 모두 같은 데예요? 그래서 네 모두 한 집입니다. ‘커피 향 노트’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선물로 책을 드리니 또 묻는다. ‘본부장이신가요?’ 네 하며 대답했더니 ‘저도 영대 나왔습니다. 바리스타 시험을 보았어요.’ 한다.
대화 나누다가 조금 놀라웠다. 왜냐하면, 커피에 비전을 두고 공부하는 사람과 이렇게 카페를 찾아다니는 사람에게는 우리 상표가 얼마나 크게 보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더구나 대형카페만 두 곳이며 이렇게 아주 조그마한 카페까지 운영하는 나로서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더구나 책을 쓰고 전국에 알리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지역 곳곳 찾아오시는 분께는 가끔 송구하기도 하다. 솔직히 커피에 관해 원칙만 지키는 이 사람에게 무엇 하나 볼 것이 있겠는가마는 먼 곳까지 마다하고 찾아오시는 번거로움을 드리지는 않았나 해서다. 손님께 친절히 본점을 안내했다.
찍찌직 찍찍 간다 커피를 간다
뚝뚝 때리며 다진 탬포 소리에
커피 만들며 뛰며 받들며 간다
뜨건 커피 수십 잔 찬 것 수십 잔
위이잉 윙윙 돈다 믹서기 돈다
척척 저으며 담는 주걱 소리에
한 잔 주스 담아서 내어 드리니
목말라 함께 쪽쪽 맛 좋아 쪽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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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